[특별좌담] 아프니까 청춘? 흔들리는 우리는 누가 잡아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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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 아프니까 청춘? 흔들리는 우리는 누가 잡아주나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21.04.18 03:13
  • 호수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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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_ 전환의 시대, 교화의 본질을 지키는 청소년교화Ⅲ

 

본지와 원불교 청소년국이 공동기획한 ‘전환의 시대, 교화의 본질을 지키는 청소년교화’의 세 번째 좌담 주제는 ‘한국(원불교) 청년, 무엇을 원하는가?’이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가장 흔들리는 세대는 청년세대이다. 인생의 격동기에 서 있는 20~30대 청년세대들이 말하는 고민과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 이들은 왜 원불교를 찾고, 원불교를 떠나는 걸까. 세 명의 원불교 청년들의 목소리로 들어봤다.

패널에는 박인수 원불교청년회장(이하 박, 디자인연구소 ‘봄오소’ 공동대표·수원교당), 윤성권 서울교구 청년연합회장(이하 윤,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연구원·안암교당), 조현웅 행아웃교화단 총단장(이하 조, 한의사·한강교당)이 참여했다.

사회는 본지 강법진 편집장이 맡았다.

 

Ⅰ. 미래교육의 대안과

청소년교화의 방향

Ⅱ. 온라인교화,

교무 실재감이 답이다

Ⅲ. 한국 청년 무엇을 원하는가?

Ⅳ. MZ세대와 소통하는

명상지도 실천사례와 가능성

Ⅴ. 온라인시대,

청소년교화 콘텐츠의 디지털화

본지와 원불교 청소년국이 공동기획한 ‘전환의 시대, 교화의 본질을 지키는 청소년교화’의 세 번째 좌담 ‘한국(원불교) 청년, 무엇을 원하는가?’는 4월 8일 원불교소태산기념관 화상회의실에서 저녁 7시반에 진행했다. 

 

지난 1년, 코로나19로 인해 나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박_구속과 변화의 연속이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제약이 많아지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며 적응해 가야 했다. 더구나 저는 공유 오피스를 쓰고 있었는데, 개인적인 공간보다 공유하며 살았던 공간에 대한 제약이 많아져서 지금의 상황이 더 와 닿았다.

윤_업무상 직접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삶의 즐거움이 사라졌다. 만남과 모임이 원활하지 않고 밖에서 운동하는 것도 제약이 많아, 쉬는 날에는 집에서 책이나 넷플릭스를 본다. 모임이 줄어드니 이성을 만날 기회도 줄었다.

조_혼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사색의 시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나의 장단점을 파악해서 미래를 계획해 보는 기회로 삼았다.
 

윤성권 서울청년연합회 회장
윤성권 서울청년연합회 회장

청년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아픈 존재??

원불교 청년들도 흔들리고 있다.

마음공부 하는 청년들이 행복해졌으면 한다.

 

청년세대 생애주기가 늘어났다. 내가 생각하는 과거와 다른 요즘 청년세대의 모습은?

윤_통계로 보면 신입사원 평균 연령이 1998년에 25세였다면, 2020년에는 31세로 높아졌다. 평균 초혼 연령도 1998년에는 남자 29세/여자 26세였는데, 2020년에는 남자 33세/여자 31세로 높아졌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으레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고 결혼했을 나이에 요즘 청년들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삶의 패턴이 달라졌다.

_예전에는 규정되어 있는 청년 그룹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너무나 다양해져서 규정할 수 없는 공간(그룹) 안에 있는 사람들이 생겼다. 교당에서도 청년들에게 질문하는 게 쉽지 않다.

_요즘 청년세대는 정보를 얻고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해져서 직접 관계를 맺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자발적 아싸(아웃사이더)’라는 용어가 탄생할 만큼 자기만의 시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강해지고 있다. 물건을 살 때도 가성비를 중시하는 세대라, 그렇지 못할 때 ‘호갱’이라는 자조적인 용어를 쓰기도 한다. 업무 수행에서도 회사 문화를 따르기보다는 ‘워라밸(Work-life balance)’를 중시하는 추세가 강하다.

_『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두 번 읽었다. 그들을 공감하기 위해서였는데 그중에 가장 중요하게 보았던 대목이 왜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가지 않고 대기업이나 공무원을 선택하는가였다. 그 이유가 워라밸을 지킬 수 있고, ‘꼰대’를 만나지 않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거였다.

_거기에 100% 공감하지는 않는다. 꼰대 있는 대기업,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도 있다.

_맞다. 다만 그 기저에는 돈보다는 자신의 존재와 삶을 존중받고 싶다는 얘기로 읽혔다.


공감한다. 그러면 이 시대 원불교 청년을 한마디로 얘기한다면?

_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아픈 존재?? 우리사회 청년세대들의 위치가 불안하고 약해지면서 원불교 청년들도 흔들리는 것 같다. 마음공부하는 청년들이 좀 더 행복해졌으면 한다.

_마음공부를 통해 내면을 탐구하고 의식을 성장시켜, 교법을 실천해 가는 청년이 아닐까.


청년세대가 다양해진 만큼 교당에서의 세대 차이는 없는가?

_아무래도 선후배 간 나이 격차가 있다 보니 나의 고민이 푸념처럼 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질문했는데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내가 그냥 실 있게 찾아보자는 마음도 든다.

_몇 년 전에 친구가 교당에서 첫 법회를 보고 소감을 말하는데 “너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서 좋다”라고 답했다. 말 그대로 교당에 오면 좋은 얘기만 한다. 힘들고 어려운 얘기는 서로 안 한다.

_모든 교당이 그럴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청년회 규모가 된다면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라도 연령별로 교화단을 조단해 줬으면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공부 등급에 맞춰 조단해 주면 좋겠다. 청년들이 교당에 왔을 때는 다양한 루트(선후배·사제관계, 공부, 신앙 행위 등)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청년들을 수용할 수 있다.

 

조현웅 행아웃교화단 단장

청년들은 생존을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칭찬받고 격려받고 싶어한다.

 

 

청년세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_어려운 얘기지만 청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정신승리 말고는 별로 없다. 어떤 책에 따르면 오늘날 청년세대는 끝 모를 불황의 터널 입구에서 그 터널을 좀 더 편하게 지나갈 수 있는 열차의 몇 자리를 두고 서로 경쟁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윗세대들의 큰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종교라는 베이스 안에서 얘기하자면, 개인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끝없이 연결하고 싶어하는 청년들에게 종교가 대화의 대상이 되어주고 위로의 장이 되면 좋겠다.

_청년들은 각자 나름대로 생존을 위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힘들고 지친 순간에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칭찬받고 격려받고 싶어한다. 원기100년에 대학선방 출신들이 온라인으로 계속 공부를 이어가자며 만든 것이 ‘행아웃교화단’이다. 온라인으로 교리문답을 하면서도 해마다 오프라인으로 만나 훈련을 했다. 그래야 채워진다.

_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감과 위로라고 본다. 특히 기성세대의 삶과 다른 형태로 성장하여 학습되지 못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큰 몫을 차지한다. 이러한 고민을 함께하는 것이 공감이고 정서적 보완을 해주는 것이 위로이다. 그 공감과 위로의 방법을 원불교 신앙과 수행으로 연결시켜 주는 것이 가장 큰 교화라고 생각한다.
 

청년들은 왜 원불교를 찾아오는가? 혹은 떠나는가?

_마음·인문학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대학선방에 매력을 느꼈다. 지난해는 코로나블루를 겪으면서 일원상의 신앙을 외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꼈다. 종교는 힐링·공감·신앙을 좇아 오는 것 같다. 그런데 원불교는 신앙보다는 수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외연을 확장하려면 신앙문화를 더 확대해야 한다.

_안암교당은 온라인 콘텐츠(법회, 강연 등)를 보고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교당을 찾아오는 청년들이 있다. 온·오프라인이 상생의 시너지를 낸 사례라고 본다.

_저는 원불교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많은 성장을 했다. 좋은 스승을 만났고, 공감을 많이 받았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청년들이 자신의 상황이 너무 어려울 때는 교당에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힘듦이 극복이 됐을 때 교당에 다시 나온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자신의 수행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이고 싶지 않거나 위로받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_청년이 종교를 통해 위로를 받기에는 ‘가성비’가 떨어진다. 세상에는 자극적이고 빠르게 기분전환 할 수 있는 매개들이 많다. 그런데 종교는 뜬구름 잡는 것 같아서 가지 않는다.

_고민에 대한 문답이 직접적이지 않고 바로 해결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_유튜브나 책을 보면 가성비 좋은 콘텐츠가 너무 많다. 누군가 오랫동안 탐구한 것을 단시간에 습득할 수 있다. 그러면 원불교의 가성비는 무엇인가. 원불교에서 최고의 재테크는 마음공부다. 자신이 고민하고 겪었던 것을 집대성한 결과니까 공부가 쌓일수록 빨리 회복할 수 있다.

_청년들의 고민이 오락이나 유희로 다 해결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왜 청년들이 교당에 오지 않을까를 생각해보면, 청년들은 다양한 질문을 하고 있는데 “마음공부 하세요”라는 똑같은 답을 주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청년들은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기도하고 좌선하고 공부하는지가 궁금하다.
 

박인수 원불교청년회 회장
박인수 원불교청년회 회장

교당의 노래에 답이 있다.

교당은 나의 마음이 메마를 때 물이 돼주고,

답답하고 괴로울 때 힘을 얻는 곳이어야 한다.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해 가야 할 텐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청년교화의 다변화는 무엇일까.

_두 방식을 적절히 활용해서 윈윈(Win-Win)해 가야 시너지가 난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교당들이 연합해서 ‘온라인 성북교당’(서울교구 교당연합활동 지원사업)이라는 웹&앱을 준비 중이다. 공부하고 수행하고 교감하는 비대면 교화의 좋은 사례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_지금까지 법회 형식은 대중교화를 위한 대중설교 방식이 주가 되었다면, 청년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소규모 단위의 법회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법회시간도 주말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유동적으로 운영하면 좋겠다.

_시간이 지나도 청소년·청년세대들은 온라인상의 경험을 놓지 않을 것 같다. 결국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선용해 가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시간과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오프라인 방식을 온라인으로 옮겨오기 급급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똑같은 기도, 똑같은 설교라도 온라인 환경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이보다 더 다양한 채널이 나올 수 있다. 결국 질적·양적 콘텐츠를 확보할 전문성과 조직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대면에서 채우지 못하는 공부를 온라인으로 다양하게 습득해 가는 청년세대들을 위해서, 온라인이 주는 높은 장벽도 해결해 가야 할 숙제다.


청년교화에 있어서 교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_청년세대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은 마음이나 인생의 행복보다 사회·경제활동을 더 우선시한다. 바꿔 말하면 교당을 다니면 취업이 잘 되고, 사회활동도 넓어진다면 교화가 왜 안 될까. ‘교당 다닌 청년은 결혼도 잘 한데’라고 한다면 교화가 왜 안 될까.

_청년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소규모 교화 콘텐츠가 다양하게 나왔으면 한다. 정기·상시훈련을 강조하면서 상시에 공부할 수 있는 장기적 콘텐츠 개발이 부족하다.

_교무님들이 청년들에게 더 다가갔으면 한다. 교무님들도 종교와 생활이 분리되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 고민이 많은 줄 안다. 그렇지만 일대 다수의 법회 설교로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기 힘들다. 청년들은 자신의 공감대가 없으면 재미없는 공간으로 인식한다.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_취업·결혼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주면 좋겠다. 알아서 눈치껏 하라고 하지 말고.

_성가 ‘교당의 노래’에 답이 있다. 교당은 나의 마음이 메마를 때 물이 돼주고, 답답하고 괴로울 때 힘을 얻는 곳이어야 한다.

_소통의 창구를 다양하게 만들어 줬으면 한다. 청년인 우리도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그런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필요하다.

_청년세대는 분명 성인이지만 불안정하고 변화가 많은 시절이다. 그들의 사회적·심리적 고민을 함께하며 시대정신, 트렌드를 파악해 선도하는 교화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교화 방법론을 연구하고, 청년교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실질적이고 눈에 보이는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이는 청년교화담당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단적 차원에서 그 필요성을 깊이 통감해야 한다.

 

 

청년세대는 분명 성인이지만

불안정하고 변화가 많은 시절이다.

그들의 사회적·심리적 고민을 함께하며

시대정신, 트렌드를 파악해 선도하는

교화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교화 방법론을 연구하고,

청년교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실질적이고 눈에 보이는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4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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