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환의 시대, 교육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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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환의 시대, 교육의 미래
  • 이삼성 교도
  • 승인 2022.10.19 08:00
  • 호수 12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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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성<br>안암교당 교도·서울시교육청 장학사
이삼성<br>안암교당 교도·서울시교육청 장학사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어떤 모습이 되기를 바라나요?”

자녀를 둔 부모,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교육에 관심이 있는 어른이라면 위 질문에 답해보자. 아마도, 마음공부하는 원불교 교도라면 건강하고 지혜로운 사람, 정의롭고 더불어 사는 사람이라고 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어쩌면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보다 아이들이 결과적으로 획득하는 성적과 입시결과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이 익숙한 풍경은 아닌지 생각해 볼일이다.

사회가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지난 10여 년간 국내·외적으로 교육의 변화 방향에 대해 많은 연구가 있어 왔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연구가 OECD의 ‘Education(교육) 2030’과 UNESCO의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이다. 우선, 2018년 OECD는 교육의 목적을 세 가지로 제시하였는데, 모든 학생이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하고, 학생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로 발현하며 개인과 사회의 웰빙에 기초한 공동의 미래사회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동료, 교사, 지역사회, 부모와의 협력을 통한 학생의 주체성 신장을 강조하였다. OECD가 20여년 전 발표한 DeSeCo 프로젝트에서는 교육이 학생 개인의 역량을 신장시키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면, Education 2030에서는 학생의 역량 신장뿐만 아니라 사회 공동의 행복을 만드는 것으로 교육의 역할이 확장되었다.

UNESCO도 2021년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란 보고서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교육의 변화를 제시하였다. UNESCO는 그동안의 교육이 개인적 성공, 국가적 경쟁 및 경제 발전의 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우리가 상호의존성을 이해하고, 지구를 돌보고, 서로 협력하는 것을 소홀히 했다고 말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개인주의적이고 경쟁적 성취를 우선시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협력적이고 변혁적인 주체를 양성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발표한 두 보고서의 공통점은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 공동의 행복을 위해 교육이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주체적이고 협력적인 인간의 양성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는 주장이 현실에서는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고 있지만 실제 삶 속에서 의미 있는 배움이 일어나고 있을까? 아이들도 많은 시간동안 공부하고 있지만 배움의 주체로서 성장하고, 일상에서 배움을 실천하고 있을까? 기후 위기, 경제위기, 불평등, 불공정, 소외, 재난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오늘날,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교육의 전환은 불가피해 보인다.

관점을 바꿔 생각해보자. 우리는 마음공부를 통해 어떤 모습이 되기를 바라는가? 사람마다 표현은 다르겠지만 ‘성불제중’이라는 단어로 요약되지 않을까 싶다. 원불교 마음공부는 공부인이 삼대력을 갖춤으로써 개인적으로는 깨달음을 얻고, 사회적으로는 세상을 유익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원불교 마음공부법에는 국제사회가 지향하는 교육의 미래가 담겨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고, 실천하고 있는 공부의 목적, 교육의 목적이 아이들에게 달리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나와 이웃이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교육. 우리 어른 세대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해야 할 역할이 아닐까. 마음공부하는 공부인으로서 혹은 원불교 교도로서 우리가 먼저 교육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만들어 가면 어떨까?

10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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