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내려놓으면 새로운 가능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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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내려놓으면 새로운 가능성이 보인다
  • 황상원 교무
  • 승인 2019.02.21 21:01
  • 호수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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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원 교무의 글로벌 스피크 아웃

 

우리는 지금까지 혁신과 개벽에 대해 교단 내외적으로 어떤 시도를 해 왔고, 또 앞으로 어떤 시도를 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이 내용에 앞서, 현재 전 세계에 불고 있는 새로운 실험장의 바람, 랩(Lab)의 개념을 살펴본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이나 샌프란시스코 야후 본사, 동남아 NGO 혹은 단체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도 사회를 혁신(innovation)시키는 장으로 실험실 '랩(Lab)'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회운동가, 환경운동가 혹은 교육운동가, 청년 스타트업 단체들도 이 단어를 활용해서 새로운 개혁의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여기서 이들은 혹 실패를 했다면 왜 실패했는지, 어떤 점을 보강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놓고 토론하고 수정해 간다. 인도네시아의 청년 실험실 'Hubud', 홍콩의 경제 실험실, 'Gekko Lab', 야후와 카네기 멜론대학이 공동으로 약 4년 전에 과학기술과 휴대폰 사용 기술 개발을 위한 랩에 100억 원 투자를 한 것도 유명하다.

 

우리 교단도 104년의 역사를 통해 무수한 실험과 시도 아래 한국에 약 550여 개 교당, 해외 23개국에 65개 교당과 수십 여 개의 기관을 개설해왔다. 결코 쉽지 않은 역사와 헌신의 결과다. 그러면 우리는 향후 어떠한 실험실을 통해 정신적인 경험의 장을 넓혀갈 계획이며, 또 응원해 줄 수 있을 것인가.

 

약 8년 전 필라델피아 소재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선 응용 수업 실습 시간이었다. 나는 독일인이 많이 이주해왔던 곳에 있는 한 교회에서 홈리스들을 만나서 실습하겠다고 발표했다. 어떻게 그들에게 다가갈까? 무엇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실험, 실습을 한다는 것은 항상 내 안의 두려움과 맞서야 하는 작업이다. 가기 전에 망설이고, 또 가서도 망설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곳의 홈리스들은 오전9시부터 와서 점심을 기다린다. 오전10시쯤에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고 안내를 했다. 시간대가 굉장히 중요하다. 혹시라도 잠깐 자리를 비우면 점심을 못 먹을까 우려해 한시도 그 장소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나를 따라온 사람은 네 명에 불과했다. 힘이 빠진다. 참여수를 살필 겨를 없이 열심히 했다. 한 달이 지나자 나보다 두 배 정도 몸집이 큰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자기가 복용하는 약을 몇 개나 끊었다며 자랑을 한다. 담배도 많이 줄였단다. 얼굴이 환해 보인다. 자신의 본래 마음에 대한 설명, 그 몇 마디를 아저씨가 챙겨서 생활에 활용을 해 본 것이 정말 놀라웠다. 아무래도 적은 수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들이 점심을 기다리는 장소로 직접 들어간 것이었다. 내가 선택한 유인책은 한국식 '다도' 였다.

 

한국에서 직접 주문해 온 다기를 가지고 직접 따뜻한 차를 우려내 한 잔씩 대접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바빴다. 컵은 12개 정도인데 서로 마시려고 줄을 끊임없이 서는 것이다. 이들이 가진 지병에 혹시 노출될까 센터에서는 일회용 컵을 쓰는데, 나는 방법을 달리하고 싶어 허락을 맡았다. 혼자 열심히 컵을 뜨거운 물에 씻으며 대접했다. 귀한 컵에 존귀한 마음으로 받침까지 준비해서 차를 주면 누구나 대접받는 심정이 드나 보다. 너무나 환한 얼굴로 실은 무슨 맛인지도 모르는 차를 행복하게 마셨다. 사회에서 따돌려지고 일자리를 잃어버려 희망이 없는 그들에게, 나의 편견을 놓고 오직 동등한 불성이 갊아 있음으로 다가가자 새로운 방법이 창출됐던 것이다.

 

글로벌 사회의 실험의 개념과 종교에서의 혁신도 실은 내재된 가능성을 실현시켜 주려는 경제·사회·문화의 다각적 방면의 시도이다. 현재 나의 갇힌 사고를 트게 해서 무한한 가능성이 열리는 것을 가장 방해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음 호에서는 실험에 실패한 사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황상원 교무
황상원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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