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교화의 모델을 지향하다, 강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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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교화의 모델을 지향하다, 강남교당
  • 정지수 객원기자
  • 승인 2019.04.12 00:00
  • 호수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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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화지형을 그리다 3
2016년 천불도량 염원으로 자곡동에 신축한 강남교당 전경.

[한울안신문=정지수 기자] 서울 도시문화의 핵심 지역을 꼽으라면 명실상부 강남을 빼놓을 수 없다. 흔히 강남이라고 하면 고층빌딩이 줄지어 늘어선 광경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가장 공기가 맑고 자연환경이 좋은 곳으로 손꼽히는 동네가 있으니, 바로 자곡동이다.

이곳에 2016년, 강남교당도 천불도량의 터를 마련했다. 만인불사로 신축 봉불을 이뤄낸 지도 어느덧 4년째. 일원상 기와로 꾸며진 깔끔하고 멋스러운 외관을 발견하게 되면 누구라도 그 문을 두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혹시 아직도 가보지 못했다면? 어서 지하철 3호선 수서역으로 향하자. 6번 출구에서 버스로 갈아타면 기껏해야 10여 분 안팎의 거리에 있는 이 동네 핫플레이스니까!
 

지역민과 함께하는 대각의 달
강남교당의 4월은 바쁘다. 법잔치와 은혜잔치, 놀이잔치로 나눠진 각각의 일정이 한 달을 꽉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해오던 기념식이나 특별기도, 교화단총력법회, 나눔장터(바자회) 등에 더해서, 올해엔 ‘소태산 대종사님 그리기 대회’를 열어 강남지구 청년, 학생, 어린이 교도들의 참여를 끌어냈다. 또한 작년부터 추가한 해설이 있는 음악회와 사진전, 학부모 특강의 경우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특히 4월12일에 열릴 학부모 특강은 지역 학부모회와 협의해서 진행하는, 이미 높은 호응도가 검증된 프로그램. 올해에도 부모들의 관심사인 ‘자녀 성교육’을 주제로 한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실 강남교당엔 평소에도 지역민들의 발걸음이 잦다. 지하의 어린이 놀이터가 무료로 개방돼 있고, 2층 꿈밭 작은 도서관이나 4층 선방의 문도 활짝 열려 있기 때문이다. 자곡동으로 이사를 와서 만든 어린이 합창단이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러운 지역 네트워크도 형성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지역민들은 교당 1층의 카페를 방문할 기회를 얻고,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보이다가 법회에 나오는 수순을 밟는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단원들이 해주는 것이 바로 신입교도 관리단이다. 새로운 교도들은 12주 교육과정을 거쳐야 교화단으로 배치되는데, 이때 교도로서 소양 교육을 진행하면서 신입교도를 챙긴다. 3개월 동안 함께 밥을 먹고 공부를 하면 법정도 쌓이는 법 아니겠는가!

시스템 교화의 성공
‘교도의, 교도에 의한, 교도를 위한’ 교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달려온 시간.
강남교당의 독보적인 시스템 교화는 그 어느 때보다 재가출가 교도들을 단단히 묶어주고 있다. 연간 계획은 이미 전년도에 다 세워진 상태. 교도들은 기획훈련, 총무재정 등의 분과 활동부터 시작해, 식사나 주차 같은 일상 업무 하나하나에서 모두 책임을 맡고 있다. 교당 활동이 영속성을 가지기 위해선 재가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각자의 생활이 있으니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육현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이 교당을 지을 때 단별로 매일 새벽 하루도 거름 없이 기도했어요. 교도님들이 불사를 이루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많이 했죠. 그래서 교당에 대해 자부심도 있고 이 지역에서 성공해야겠다는 의욕과 사명감에 불타고 있어요”라며 의지를 드러낸다.

지하부터 지상 5층, 옥상까지 구석구석 활용되고 있는 건물은 이들의 활동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주는 공간이다. 교도들이 물심양면으로 나서서 이끄는 클래식 감상, 인문학 강좌, 악기 레슨 등 각종 프로그램이 이러한 토대 위에서 힘을 얻고 있다.

올해는 4층 선방을 활성화하는 게 역점이라는 강남교당. 화요일엔 단전주선, 수요일엔 정산종사법어 공부, 목요일엔 태극권, 토요일엔 108배, 일요일엔 염불과 절. 매일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는 선방은 주변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의 힐링을 책임질 공간이다. 또한 요가를 매개로 하는 선방도 구상 중이란다. 선방이라는 공간을 활용해 지역사회와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시도하는 것이다. 게다가 40명 정도 수용 가능한 숙박 시설이 있으니, 교도들의 훈련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공부하는 교당
교당 내에서 확실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니 출가교역자로서도 이만한 행복이 없다. “교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다 보니, 교무도 에너지나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덕분에 주 3회 열리는 법회에 더 많은 공력을 쏟을 수 있다는 나상호 교감교무. 그는 단지 설교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교당 내에 공부하는 공간을 만들어서 대면 관계를 넓히고자 한다.

“올해 처음 시도한 게 화요일, 일요일 법회 끝나고 정전 공부하는 거예요” 기존 법회는 신입부터 원로까지, 다양한 교도층이 참석하다 보니 어렵게 진행할 수가 없다. 따라서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한 장을 마련한 것. 40분가량 진행되는 정전 공부 시간에는 150~160명의 교도가 참석하고 있다. 게다가 수요일 선방에서도 나 교감교무가 직접 정산종사법어 강의를 하고 있다고. “교도들의 공부가 질적으로 향상되는 걸 추구하고 있어요. 속 깊은 공부를 통해 힘을 얻어야 길게 갈 수 있는 법이고, 이게 확장의 동력이니까요.”

신입부터 어른까지,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일심으로 나아가는 이곳. 교당의 선진적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강남교당이야말로 원불교 교화의 희망이겠다.

강남교당 법회를 풍성하게 채워주는 합창단원들.
법회를 마치고 교당 1층 카페에서 단회하는 교도들.
대각개교절 지역사회 홍보를 위해 머리를 맞댄 운영위원들.

강남교당 02-574-6282

취재=정지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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