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부터 어른까지 하나 된 교화, 강동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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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부터 어른까지 하나 된 교화, 강동교당
  • 정지수 객원기자
  • 승인 2019.07.03 00:28
  • 호수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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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화지형을 그리다
강동교당 전경.
강동교당 지도.

[한울안신문=정지수 객원기자] 강동구의 중앙에는 천재지변이 없는 살기 좋고 길(吉)한 곳이라는 의미의 길동(吉洞)이 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조성되었다는 길동생태공원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주거지역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곳. 길동에 우뚝 자리 잡은 일원상이 조화로움에 빠질 수야 있을까!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에서 도보로 11분.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똘똘 화합으로 가득한 강동교당이 바로 이곳에 있다.

초심으로, 발심으로

경강, 감상담 발표, 심고문 작성 등, 교도들의 적극적인 합력으로 법회를 만들고 있는 이곳. 하지만 남궁인 주임교무가 자랑스럽게 웃는 것이 법회 때문만은 아니다. 당장 운영되고 있는 공부방 프로그램들만 보아도 엿보이는 교도들의 활기 덕분! ‘초심공부방’과 ‘발심공부방’이 바로 그것이다.

올해는 ‘신입교도를 위한 교재 만들기’를 목표로 매주 일요일 9시에 모이고 있다는 초심공부방.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시작한 게 벌써 6년째다. 정전 한 권 다 보기, 일기 점검, 문답 감정 등의 공부를 하다가, 신입교도들이 원불교 교리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주제를 잡아 공부해왔다는 것.

셋째 주 일요일, 적어도 열 명 이상의 교도들이 참여하는 ‘발심공부방’의 경우 강동교당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3040 세대들의 공부 모임이다. 5년째 이어오며 올해는 상시응용주의사항과 교당내왕시주의사항의 조목을 주제로 잡고 발표와 질의응답, 일기 발표, 문답감정을 해나간다. “교당에 오면 공부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특히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하니까 법연을 쌓게 되어 기쁘죠.” 특히 발심 공부방을 통해 문답감정이 정착되길 바란다는 강지원 교도의 설명이다.

물론 젊은 교도들의 왕성한 활동 뒤엔, 다양한 지원과 응원이 함께 하고 있다. 공부방 시간이나 항단회 때 자녀들을 교무가 돌봐주는 것은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다. “함께 공부하고 함께 만족해야죠. 집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가교실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과 놀이터로 향하는 고혜경 청소년담당교무의 말이다.

성가교실

교도와 지역에 열린 교당

물론 강동교당의 자랑이 공부방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9년째 이어오고 있는 자원봉사캠프는 서울시와의 협약을 통해 인증받은 것. 수혜자와 봉사자 모집, 프로그램 개발 및 기획, 확인증 발급까지 해줄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으니 훌륭한 교화 열쇠라고도 할 수 있다. 학교와 협약을 맺기도 하고, 강동구 독거노인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던 강동교당의 자원봉사캠프는 신입교도의 인연길이기도 하다는데…. 이 캠프를 통해 입교한 김금정 교도는 교당 내에서 프로그램을 맡았고, 수혜자로 선정된 어르신이 입교한 예도 있다. 현재는 차상위계층 어르신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식사대접을 하고 있다고. 원용희 교도회장이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 달을 빼고, 일 년에 일곱 번 정도 운영하고 있어요.”라고 설명을 덧붙인다.

적극적으로 공부길을 찾는 강동교당 교도들의 요청으로 선방도 열리고 있다. 작년부터 두세 명의 교도들과 시범적으로 운영되었던 선방은 올해 정식으로 오픈되어, 매주 수요일 저녁 9시에 하고 있다. 퇴근 후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한 시간인데, 헌배와 염불, 회화 등을 통해 직장인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도와준다니 이 또한 꼭 필요한 힐링 프로그램이겠다.

강동교당 어린이회.
강동교당 열린 문화교실, 교리공부방.

선순환 청소년 교화

엄마, 아빠가 교당에 나오는데 아이들이 어찌 안 나올까? 청소년 교화야말로 강동교당의 또 다른 힘이다. 매월 첫째 주에는 어린이부터 학생까지 모두 모여 합동 법회를 보는데, 이때 모이는 청소년만 20여 명이다. “아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급하며 연대를 이어가려면, 서로 얼굴을 알고 자주 만나고 같이 할 수 있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너무 착하다며 연신 자랑하는 고 교무의 눈이 활기로 빛난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교당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지하에 있는 대법당으로 가도록 습관을 들이는 중이다. 불전헌배를 하고 스티커를 받아 2층 소법당으로 달려가는 것. 두 달에 한 번씩 스티커 개수에 따른 시상을 하면서 어린이들이 적극적으로 사종의무를 익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조석심고, 은혜 발견을 해서 감사한 점 써오기, 경계를 발견해서 내 마음을 적어오기 등 고 교무의 마음 카드가 아이들에게 스며들고 있단다. 무엇보다 이러한 아이들의 행동으로 인해 어른까지 감화된다는 것. 불전헌배하는 아이의 모습에 일반 교도들도 다시 한번 마음을 챙기고, 마음 카드 덕분에 부모 교도들도 심고 한 번 더 하게 된단다.

넷째 주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교당 프로그램이 따로 준비되어 있다. 바로 랑랑랑(아빠랑 엄마랑 아이랑) 프로그램. 다양한 만들기를 하는 시간이다 보니 아이들은 ‘우리 언제 또 하느냐?’며 발을 동동 구른단다. 방과 후 선생인 김금정 교도의 재능기부인데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인 또래 교도들도 이런 자리를 통해 친밀해지니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을 보며 어른이 감화받고, 어른을 따라 아이가 찾아오는 강동교당. 이보다 더 선순환할 수 있을까!

7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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