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장벽을 타파할 적극적 평화
상태바
마음의 장벽을 타파할 적극적 평화
  • 황상원 교무
  • 승인 2019.08.07 11:50
  • 호수 1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상원 교무의 글로벌스피크아웃
황상원 교무/하와이 동서문화센터 펠로우

“긴 시간 동안의 분단이 가져오는 문화적 장벽보다 더 큰 벽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장벽입니다(The wall that is larger than the cultural barrier caused by the long years of division is the barrier of our minds).”

이는 종교연합청년포럼이 끝나고 나에게 던져진 한 질문이 화두가 됐다. “남북한 분단 70년의 역사가 서로 간에 언어, 이념, 역사, 문화적으로 많은 차이를 만들어 낸 가운데, 이런 남북한 간의 구조적 갈등을 바라본 교무님께서는 어떠한 교육과 갈등 해결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요?”에 대해 마음껏 대답하지 못했던, 마음 깊이 우러난 스스로의 대답이었다.

지난달 영광 국제마음훈련원에서 열린 글로벌 종교연합의 ‘통일과 환경,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에 참여한 북한이탈여성들과 청년들의 감상은 통역사를 울릴 만큼 진심을 토로한 실질적인 장이 되었다. 탈북하기 위해 목숨을 건 여정을 거쳐 한국에 도착했고, 여러 가지 고난을 면했건만, 명절이 되면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창밖을 보며 눈물을 달래는 탈북 여성들, 때로는 자신이 던진 북한 사회에 대한 한마디로 오해를 받아 경찰에 가서 심문을 받아야 했던 아픔의 시간들, 처음 만난 남한 여성과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관계를 오래 이어가지 못했던 한 탈북청년의 아픔을 향후 한 민족간에 마음의 장벽을 어떻게 열어갈지에 대한 실질적 고민의 장이 되었다.

노르웨이의 저명한 평화학자인 요한 갈퉁 전 오슬로대 교수가 언급한 ‘평화를 위한 두 가지 요소에 대한 설명’ 중, ‘직접적 폭력이 없는 소극적 평화와 구조적 갈등요인을 찾아 해결하는 적극적 평화’라는 알려진 문구 또한 그 지혜를 시사하고 있다. 즉, 적극적인 평화의 정신으로 현재의 구조와 갈등을 해결하는 일이 우리의 급선무임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 나의 적극적 평화의 노력은 하와이 동서문화센터와 한겨레 중·고등학교와 협력으로 시작한 중·고생 1천 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통일에 대한 의식조사’를 돕는 데서 시작됐다. 연이어, ‘천사(1004)의 통일염원 깃발’에 대한 염원으로 그 깊이를 더해갔다.

올 1월 한겨레중·고등학교는 일반 중고생과 국내외 성인들을 대상으로 약 1004개의 통일깃발을 제작했다. 천재 동화작가 전이수 어린이가 그린 물결치는 통일의 그림 바탕에 새겨진 글로 만들어진 깃발들은 올 8월, 독일 베를린 장벽 30주년 기념으로 방문할 탈북 청소년들이 우리의 염원을 담아 휘날리게 될 것이다. 이는 곧 전세계에 적극적인 평화를 실천할 주인공들로 거듭남을 알리는 경종이 될 것이다. 천사(1004)의 통일염원 깃발이 베를린과 제네바 및 파리 유엔본부에 휘날릴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한 청년이 질문을 했다. ‘앞으로 우리 청년들은 어떤 마음으로 다음 세대를 준비해 가고 공부해가면 좋을까요?’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마음의 장벽을 타파하는 적극적 평화실천의 주인공이 되는 것!’ 그 장벽이 내 안에, 내 조직 안에, 혹은 국가간에, 나아가 세계에 있든지간에 새로운 아이디어로 이를 타개해나가는 주인공이 되는 것!’이라고. 이것이 곧 앞으로 우리 청년들이 해야 할 일이요,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교육의 과제가 아닐런가!

8월9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