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소태산의 진리관 대소유무로 명상갤러리 구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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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소태산의 진리관 대소유무로 명상갤러리 구축하다
  • 우형옥 기자
  • 승인 2019.10.02 10:56
  • 호수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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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하 교무, 소태산갤러리 대소유무 총괄기획자

 

[한울안신문=우형옥 기자] 지난 9월21일 개관한 원불교소태산기념관 지하 1층에는 확장 현실(XR, eXtended Reality) 기술을 이용한 최첨단 명상공간인 소태산갤러리 대소유무가 동시 개관했다.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을 이용해 교리, 교사 및 마음공부를 체험할 수 있는 4개의 개인 명상 방을 지나면 그 중심에 나선형의 궤적을 따라 설치된 수없는 은색 실들이 있다. 이 실들은 켜를 만들어내고 켜는 중심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만들어낸다. 그 중심에 들어가니 이 켜는 다시 360도로 깨달음을 전달할 수 있는 영상매체가 된다.

첨단 플랫폼을 기반으로 소태산 대종사의 생애와 사상을 만나는 소태산갤러리 대소유무 기획자 이도하(본명 이정민,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교수) 교무를 9월25일 갤러리에서 만났다.

소태산갤러리 대소유무를 총괄기획한 이도하 교무.

○ 최첨단 명상공간인 소태산갤러리 대소유무를 탄생시켰다. 강단있게 이러한 공간을 기획할 수 있었던 신념은 무엇인가

10년 전 원다르마센터 개원 당시부터 이런 공간이 필요하다고 얘기해 왔다. 정신개벽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물질개벽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알고 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가 법인성사 100 주년인데 대종사는 100년 전 그날, 제자들에게 왜 우리가 기도를 해야 하고 죽어야 하는 지 명확한 이유를 제시했다.

“지극한 정성으로 모든 사람의 정신이 물질에 끌리지 아니하고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이 되어 주기를 천지에 기도하여 천의에 감동이 있게 하여 볼지어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지금 물질에 끌리지 아니하고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인가? 현재 우리는 대종사의 법인성사에서 단 한 걸음도 못 뗐다. 나부터 물질에 끌리지 않고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이 되어 일상에서 양계의 인증을 받는 법인성사를 이뤄야 한다.


○ 체험관 이름을 ‘소태산갤러리 대소유무’라고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

소태산갤러리라는 표현은 사실 굉장히 우연으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과학, 종교, 예술을 명상이라는 틀 안에서 만나게 한다는 관점을 넣고 싶어서 명상 갤러리란 표현을 써볼까 했는데 이게 영어로 표현하면 ‘Meditation Gallery’가 된다.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더라. 그래서 고민을 하다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김태영 교수의 아들에게 어떤 표현이 좋을지 물어봤다. 단박에 ‘소태산갤러리’가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다.

대종사가 진리에 대해 여러 가지 표현을 썼지만 나는 그중 대종사의 가장 독창적인 진리관으로 ‘대소유무(大小有無)’를 꼽는다. 존재와 공간 그리고 시간과 변화의 개념이 어우러지는 완결성 있는 표현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대소를 진리의 한 모습으로 보았고, 유무는 실천적 부분으로 해석했다. 확신이 서자 내부 검증을 거쳐 21세기의 기술로 소태산의 사상을 표현하는 ‘소태산갤러리 대소유무’가 탄생했다.


○ 갤러리를 만드는 데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걸로 알고 있다. 어느 분야의 협력이 있었나

우선 건축분야는 김태영(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 건축가와 김현준(국립강원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건축가가 맡았다.

조직은 언제 어떻게 변해갈지 모르기 때문에 처음에 만들 때 공간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 같은 학교 건축과 김태영 교수와 같이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은 이 사람이 핵심 공간을 만들고 그 이 외의 나머지 공간을 융통성있게 설계를 하는 데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우수상을 탄 ‘은혜공동체’라는 협동조합주택을 보면서 단지 설계를 잘 해내는 분이 아니라고 느꼈다. 공유라는 앞서가는 개념에 대해 건축적 구현은 물론 많은 이해가 있는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런 분들이 교당을 지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협업을 제안했고 다행히 김태영 교수도 이 공간에 관심을 가져서 함께하게 됐다. 김태영 교수가 추천했던 영상팀과 시공팀 아트인테크도 여러 가지 아쉬운 상황에서도 함께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냈다.

8겹으로 둘러쳐진 실은 매우 구하기 힘든 재질이었다. 시공팀에서 몇 주 동안 실을 구하는데 애를 썼다. 결국 국내에서 못 구해 중국에서 수입해 왔다.(웃음)

 

 

○ 전시 공간은 어떻게 구성됐나

우선 크게 두 공간으로 나뉜다. 대중명상과 개별명상실이다. 집단체험을 할 수 있는 중심 부분은 보다시피 패브릭, 실을 이용한 360도 공간이다. 이곳은 일원상 진리의 확장성을 부각해 나선형으로 디자인했다.

○ 기획전시 중 메인 콘텐츠인 <XR 거울명상_나는 무엇인가>를 소개해 달라

원불교적 시각에서 영·기·질의 거울을 만들었다. VR을 쓰면 영의 거울, 기의 거울, 질의 거울 등 3개의 거울이 나타난다. 그 3가지 거울을 통해 나는 무엇인가를 명상하게 된다. 왜 ‘나는 누구인가’가 아닌 ‘무엇인가’냐고 묻는다면 ‘누구인가’는 내가 생명체, 인간이라는 전제를 놓고 보는 질문이다. 그런 전제를 다 없애고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이 종교의 본질에 더 가까운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XR이라는 것은 현실을 확장시키는 모든 첨단기술을 통틀어 부르는 명칭이다. 현실을 확장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고 현실에서 보여주지 않는 진실에 다가서는 시도다.

우리가 현실에서 물리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들을 일종의 심안과 혜안으로 바라보듯이 XR로 현실을 확장하고 감각을 확장하고 신체를 확장하는 그런 개념으로 기획전을 이해하면 된다.

XR은 5G 시대의 적정 콘텐츠이다. 우리나라에서 전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5G는 4G보다 20배가 빠르다. 이것은 영화 하나 빨리 다운로드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XR이 활성화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를 했다.

5G라는 플랫폼을 통해 대종사의 경륜과 사상을 세계에 이야기할 기회가 생긴 거다. 5G 시대를 대표하는 적정 콘텐츠가 돼서 소태산 대종사가 가진 생각이 전 세계에 보급되는 그런 꿈을 꾸고 있다.

○ 이 공간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이 공간은 소태산 사상을 담은 첨단 콘텐츠를 생산하는 공장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주의는 해야겠지만 원불교가 폭넓은 명상의 테스트베드(Test Bed, 시험공간)가 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가장 크게 하는 생각은 원불교의 모든 콘텐츠를 아카이빙 하는 것이다. 단순히 수집에 그치지 않고 흩어져 있는 자료를 잘 쓸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원불교, 소태산이라는 이름의 포털로 전 세계 지식이 다 모이는 일종의 보편도서관을 만들고 싶다.

또한 이 공간은 물질 선용에 대한 정신개벽을 키워드로 ‘물질에 끌리지 아니하고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계속 화두로 가져가는 곳이면 좋겠다. 물질에 끌리지 말고 선용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리는 물질을 적으로 두는 접근법을 경계해야 한다.

병행, 병진, 겸전, 쌍전, 일여 등 대종사가 경전에 엄밀히 구분해 놓은 융합의 스펙트럼을 통해 분별없는 자리에서 분별을 나퉈야 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그냥 정신개벽이 아닌 물질을 잘 선용하는 정신개벽 실천가가 되기를 바란다.

 

이도하 교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원불교문화예술총연합회장
소태산갤러리 총괄 기획자

사회=강법진 / 정리=우형옥 기자

 

10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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