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같이 준비해요 Get Ready With Me
상태바
나랑 같이 준비해요 Get Ready With Me
  • 허인성 교도
  • 승인 2019.10.16 23:50
  • 호수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콘텐츠가 교화다11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 그것이 힘이고, 능력이고, 많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정작 시작하려고 하면 겁을 먹는다. 잘 만들어진 작품,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 작업, 내 생각을 노출해야 하는 상황 등이 시작을 멈추게 한다. 그러다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더 안타까운 것은 ‘나만의 콘텐츠’라는 상에 사로잡힌다는 것이다. 내가 만들어야 하는 콘텐츠는 다른 사람에게는 들을 수 없는, 남과 다른, 특별한 콘텐츠여야 하겠고, 깊이 있고, 수준 있어야 하겠고, 새롭고, 재밌고, 흥미로운 콘텐츠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콘텐츠는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고, 많은 이로운 가치를 생산해 내며, 저작자에게 이익 창출과 명성을 부여해 줄 것이다. ‘콘텐츠’를 ‘논문’으로 바꾸어 설명해도 마찬가지다.

요즘 뜨는 트렌드에 ‘Get Ready With Me’라는 것이 있다. 우리 말로는 ‘나랑 같이 준비해요’라는 뜻이다. 여행 가기 전 가방 싸기, 집에서 옷 정리하기, 비 오는 날 학교 가기, 공부하기 전 책상 정리하기부터 심지어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실시간방송으로 보여주는 학생도 있다.

사람들은 나랑 비슷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에 관심을 가진다. 또래가 만든 동영상에는 선뜻 클릭이 되고, 또래가 작성한 책은 쉽게 구매 버튼이 눌러지며, 또래가 참여한 공연에는 수준이 낮더라도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그것은 호기심이기도 하고,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자기의 생각이나 행동이 제대로인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데 동질감을 넘어 위안을 얻는다.

그런데 이런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우리가 생각하는 ‘전문가’가 아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을 가진다. ‘틀리면 어때, 고치면 되지. 다른 사람도 비슷하지 않을까?’ 게다가 요즘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얼마든지 그러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다. 다양한 소셜 플랫폼에서 실시간 방송을 지원하고 있으며 동영상을 무제한으로 업로드 할 수 있게 서비스하고 있다. 페이스북, 카톡, 밴드에서 실시간 방송이 가능하며, 일부 서비스는 방송 후에 동영상 콘텐츠로 활용도 가능하다.

당장 우리도 시작해 보자. ‘같이 독경해요’ ‘매일 저녁 같이 심고 드려요’ ‘같이 상시일기 써봐요’ ‘같이 좌선해요’와 같은 콘텐츠를 올려보자. 일반인이 아닌 원불교 교도들도 궁금해할 것이다. 내가 하는 방법이 맞는 방법인지 체크도 하고, 다른 사람들도 헤매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도 얻을 것이다. 그러면서 지도인에게 지도를 받으면 공부도 되고 좋지 않겠는가.

10월17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