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동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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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동아리가 아니다
  • 안은상
  • 승인 2019.10.23 18:33
  • 호수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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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희망숲4

연세대학교 원불교 교우회(연원회). 연세대학교에 입학할 때 부모님께서 한번 가보라 했던 곳이다. 나는 ‘무슨 대학교까지 와서 종교 동아리를 들어?’라며 흘려들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1학년 때는 산악회, 2학년 때는 독서토론, 배드민턴 동아리 등 수없이 많은 동아리를 들락날락했다. 그러던 중 마지막으로 정착하게 된 곳이 ‘연원회’다. 사실 의무감에 이곳에 남아있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곳에서 얻어 가는 게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 학생들에게 ‘종교’라 하면 대부분 맹목적 믿음, 고리타분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라고 생각한다. 특히 대학교 청년부나 교우회들이 그렇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원불교를 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종교로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종교활동을 할 수 있구나’였다.

이곳 연원회에서는 학교생활의 즐거움, 어려움을 같이 나누며 친목의 장을 만들어 준다. 그러다 경계가 나타나면 그 어려움을 교무님과 교우들과의 공부를 통해 이겨나가는 방법을 알아가는 곳이다. 다른 동아리들과 가장 큰 다른 점이 있다면 교무님이라는 중심을 잡아주는 분이 있다는 거다. 이 부분이 학교생활을 해나갈 때 가장 큰 도움이 된다.

대학 생활을 하다 보면 말 못 할 고민이나 힘든 부분들이 생긴다. 그때마다 옆에서 좋은 말씀과 도움을 주는 분은 교무님이다. 중·고등학생 때는 지도해 줄 선생님이 있었지만, 대학 생활부터는 그 존재를 찾기 쉽지 않다. 이럴 때 교무님이 나의 가장 큰 선생님으로서 역할을 해준다.

동아리를 꼭 스펙을 쌓아 취업에 도움 되는 곳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일주일에 한 번쯤은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게 인생에 더 큰 도움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 연원회는 언제든지 편히 와서 쉴 수 있는 곳이며, 즐겁게 놀다 갈 수 있는 곳이다. 만일 이곳을 찾은 교우라면 대학 졸업할 때쯤에는 연원회가 가장 큰 쉼터가 되어 있을 것이다.

10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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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상 교도
연원회장, 신촌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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