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적극적인 소통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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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적극적인 소통을 하자
  • 허인성 교도
  • 승인 2019.11.13 00:13
  • 호수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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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교화다 12

판소리 명창만큼이나 중요한 사람이 귀명창이다. 좋은 소리를 구별해낼 줄 아는 사람이 있기에 명창이 드러난다. 좋은 것이 좋다며 어떤 소리꾼에나 박수 친다면 우리가 어떻게 뛰어난 명창을 구별해 낼 수 있겠는가. 춘추시대 이름난 거문고 연주자인 백아도 자신의 음악을 알아주던 종자기가 있었기에 기쁘게 자신의 음악을 할 수 있었다. 한국영화를 보자. 한국은 세계 3대 영화시장이라고 할 정도로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이런 관객들의 힘이 세계적인 감독과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서예에서는 ‘법고창신’이라 하여 명필이 되기 위해서 수많은 비석과 법첩을 통해 당대 최고의 글씨를 익힌 후에 자신의 글씨를 익히라 한다. 좋은 글씨를 보고 배워야 그 글씨를 따라갈 수 있고, 그 글씨를 넘어설 수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좋은 글씨를 보는 눈이다. 그런 눈을 가지지 못하면 발전하기 어렵다. 그래서 스승이 필요하다. 좋은 눈을 가지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보다는 훌륭한 스승을 찾는 것이 더 빠른 길일 수도 있다.

착한 소비는 창작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한다. 좋은 콘텐츠는 선한 영향력을 통해 착한 소비를 불러온다. ‘착한 소비’란 그런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소비를 말한다. 때로는 전략적으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소비를 할 필요가 있다.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수많은 콘텐츠 중에 하나를 고르는 일이다. 아무것이나 볼 수 없고, 아무것에나 마음을 열 수 없다. 그럴수록 전략이 필요하다.

좋은 콘텐츠란 신뢰할 수 있으며, 완성도를 갖추고,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주는 콘텐츠이다. 어떤 기준으로 좋은 콘텐츠를 평가할 것인가는 수만 가지가 있겠으나 대체로 그렇다. 가짜 뉴스가 세상을 지배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내용이 진실해야 한다. 진실하지 않은 것에 마음을 쓴다면 거짓이 밝혀졌을 때의 허황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완성도도 필수이다. 10분만에 만들어내는 작품도 사실 그 10분을 위해 수많은 땀과 노력을 들인 결과이다. 가볍게 만들어지는 작품은 그 자체로 가볍다. 하지만 정성을 들인 작품, 작가의 혼이 담긴 작품이나 콘텐츠는 완성도가 높다. 그 속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준다.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그림을 보면서 행복에 빠진다. 글을 읽으면서 무릎을 치고, 연극을 보면서 용기를 얻고, 무용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좋은 콘텐츠는 고스란히 선한 영향력을 발산한다. 그러한 감동을 통해 이 세상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다. 누군가를 응원하고,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누군가와 공감하게 만든다. 때로 부정적인 신호를 줄 때에도 누군가를 더 분발하게 만들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도록 독려하기도 하고, 절치부심 실력을 갈고 닦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영향력은 다시 착한 소비를 유도한다.

기억하자. 좋은 콘텐츠를 알아보는 눈을 기르고, 좋은 콘텐츠가 무수히 나올 수 있도록 기운을 몰아주자. 칭찬이나 피드백을 통해 작가와 적극적인 소통을 하자.

11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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