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바꾼 소성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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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소성리
  • 한울안신문
  • 승인 2019.12.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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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밭 천일야화17
3월 18일 소성리 마을회관 앞 길 위에서 범국민평화행동이 열렸다. 
평화행동을 마치고 진밭교 기도장소까지 올라온 평화행동 시민들. 이후 평화시민들은 사드기지 정문 앞까지 행진을 했고, 그 사이 진밭평화교당 천막이 설치됐으나, 경찰의 진압에 의해 즉시 철거되는 아픔을 겪었다. 

2017년 3월 18일!

내겐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사실 나는 그날 소성리를 처음 가보았다. 그 전에 국방부 앞 시위나 집회에 참여했지만 성주성지는 갈 일이 생기지 않아 꼭 가야겠다 마음먹고 청운회 훈련 겸해서 찾아갔다. 그리고 조용히 은둔하던 내 인생은 그날 이후 격랑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듯 바뀌게 되었다.

정산종사님 생가터에서 다같이 기도를 올릴 때, 온화하고 따사로운 서기 어린 기운이 쏟아져 들어오는 전율을 느끼며 이래서 평화의 성자라 하는구나, 온몸으로 깨달았다. 평화의 성자와 전쟁 무기라는 이율배반적인 상황 속에 극명한 대립처럼 평화가 더욱더 절실하게 다가오고, 우리의 성지는 기필코 우리 손으로 지켜야만 하는구나 마치 숙명처럼 다짐을 새기게 되었다.

그리고 동학혁명 이후로 123년만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성주에 찾아온 건 처음이라는 집회 사회자의 말을 들으며 충격을 받았다. 아스라이 소태산 여래가 사시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그 당시 성주에 모인 사람들이 만 명이라는데 교통이 이렇게 발달한 지금 전국 각지에서 모였어도 5천여 명이니 동학의 기세가 정말 대단했구나, 이렇게 우리가 동학의 정신을 이어받는구나 싶었다.

특히 그날 제일 가슴을 울린 건 추운 진밭교 다리 위에서 가림막도 없이 혈심정성 기도를 올리는 교무님들이었다. 누군가는 저렇게 차디찬 바람 맞으며 밤낮으로 지극정성을 드리는데 나는 따뜻한 방에서 참 편하게 살고 있었나... 뒤늦은 참회와 부끄러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임선은 원불교평화행동 대표가 성주 소성리를 처음 방문한 2017년 3월 18일! 그날의 소성리는 범국민평화행동이 열린 날이었으며, 아직 진밭교 평화교당 천막이 설치되기 전 모습이다. 이때까지 맨바닥에 앉아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바로 그날, 우여곡절 몸싸움 끝에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이 모여 진밭 평화교당이 세워지게 되었다. 그 지극정성을 바탕으로 이후 사무여한단, 원불교평화행동이 만들어진 계기가 된 것이다. 오로지 우직하게 뚜벅뚜벅 실천한 분들로 인해 이미 기적은 실현되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정산종사님을 가슴에 모시고 돌아온 이후로, 이불을 덮고 편하게 잘 때마다 진밭의 교무님들이 떠오르며 송구스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여기저기 소식들을 퍼나르고, 사람들 붙잡고 얘기하고, 평화기도를 함께 올리고... 어쩌다 친정집보다 더 자주 소성리를 드나들게 되었다. 그렇게 내 인생은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그날 지구 저편 노르웨이, 중국, 미국 등에서 찾아온 기자들과 많은 평화활동가들도 함께했다. 아마 지금도 그분들은 우리를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전쟁 무기를 반대하고 평화를 원하는 전세계 시민들은 소성리 싸움이 어찌될지 관심을 기울이고 응원하며 지켜보고 있으리라 믿는다.

평화의 생명수 근원지, 소성리는 결코 외롭지 않다.

평화의 성자 정산종사님과 평화를 사랑하는 수많은 이들이 함께하고 있으니 말이다.

성주 김천 주민분들과 연대하시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하며 평화를 꽃피우는 그날까지 힘!

초창기 성주 소성리 진밭교는 철야기도와 철야정진으로 평화의 길목을 지켜야 했다. 그 소식이 매일 소성리 편지로 전해졌다. 

글/ 임선은 원불교평화행동 공동대표

♣ 2017년 3월11일에 시작된 소성리 진밭 평화기도가 오는 12월 5일 1000일을 맞는다. 천일의 기도 적공을 통해 축적한 평화의 몸짓과 평화의 바람을 한울안신문 온라인뉴스에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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