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싸움에서 졌다. 그렇지만 패배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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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싸움에서 졌다. 그렇지만 패배한 것은 아니다
  • 황윤미
  • 승인 2019.12.0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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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밭 천일야화19
평통사 회원들이 제주 강정 해군기지는 평화의 땅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외치고 있다. 
평통사 회원들의 제주 강정 해군기지 반대행동에 원불교 재가출가 교도들도 연대했다. 

미군 주둔비 인상 강압, 지소미아 연장 등등 미국이 하는 꼴을 보니 속이 부글거린다. 미국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겨우 열다섯, 효순이 미선이의 처참한 죽음 앞에서 미국은 뻔뻔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허브기지로 확장하겠다는 평택 평야는 나도 모르게 ‘아’ 탄성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저녁 노을을 간직한 땅이다. 그곳 황새울 벌판에 철조망을 치고 미군기지 착공식을 하던 날, 거리가 너무 멀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미군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지금, 해외 미군기지 중에서는 가장 호화판인 평택미군기지가 완공되었다.

미군의 핵항공모함이 기항하기 위한 강정 해군기지 공사를 시작하며 구럼비를 발파했을 땐, 눈물이 났다. 용천수가 샘솟는 구럼비 바위를 이제 다신 볼 수도, 만질 수도, 미래 세대에게 남겨줄 수도 없다니… 탄핵 정권은 그렇다 치고, 촛불 정권도 미국의 압력에 결국 사드를 배치하고야 말았다. 열여덟 시간의 사투 끝에 몰려드는 참담한 배신감…

한미동맹은 굳건하다. 한미동맹 앞에서 자주, 평화, 인권, 생명, 진실, 복지, 정의…는 무의미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수많은 싸움에서 졌다. 그렇지만 패배한 것은 아니다. 싸움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많은 싸움을 하면서 자주, 평화, 인권, 생명, 진실, 복지, 정의를 반드시 지켜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자꾸 생겨나고, (지쳐서 잠시 쉬거나, 때론 현장을 뒤로한 채 떠난 사람도 있겠지만) 그 사람들이 현장을 지키는 한, 아직 승패는 모른다. 아니, 결국 우리가 이길 것이다. 왜냐하면 우린 이길 때까지 싸울 거니까.

그 최전선의 현장, 진밭교당을 천일동안 지켜온 원불교 교무님들과 교도님들, 고맙습니다.

2017년 3월 11일 시작된 성주 소성리 진밭 평화교당 평화기도가 12월 5일 1천일을 맞아 평화지킴이들이 모여 사드철회하는 날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기도회를 열었다.
2017년 3월 11일 시작된 성주 소성리 진밭 평화교당 평화기도가 2019년 12월 5일 1천일을 맞아 평화지킴이들이 모여 사드철회하는 날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기도회를 열었다.

 

♣ 2017년 3월11일에 시작된 소성리 진밭 평화기도가 오는 12월 5일 1000일을 맞는다. 천일의 기도 적공을 통해 축적한 평화의 몸짓과 평화의 바람을 한울안신문 온라인뉴스에 연재한다. 

글/ 서울 평통사 황윤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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