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영성에 대한 관심과 세계 보편윤리
상태바
인류 영성에 대한 관심과 세계 보편윤리
  • 황상원 교무
  • 승인 2019.12.11 14:21
  • 호수 1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스피크 아웃

 

연말이다. 우리는 무엇을 마무리하고 어떠한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할까?

‘크리스천 젠(Christian Zen)’- 크리스마스 음악이 11월부터 라디오를 통해 들리기 시작하는 연말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수행 단체가 있다. 조지타운대학(워싱턴에 주재)에 선 법회를 열 기획으로 물색하고 있을 때, 영국에서 건너온 이들은 이미 여기서 학생들과 선방을 시작한 지 10여 년의 활발한 기간을 지내고 있었다.

말 그대로 선과 명상을 통해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목적인 이들은 현재 미국뿐 아니라, 영국 그리고 독일, 유럽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일본 산보교단(Sanbo Kyodan, 三寶敎團)의 맥을 전수받은 설립자 라살 신부는 300년이 넘는 독일의 수도원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 1년에 55개의 코스를 개설하여 명상뿐 아니라 기공, 태극권, 음악명상, 신성한 춤, 묵언 수행을 제공하는 이곳엔 연간 수천 명의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아 성 프란시스코 명상의 집을 찾는다. 20세기 들어 불교와 기독교 전통 간의 접촉이 잦아지면서 불자들과 기독교인들 사이에 지적·영적·윤리적 대화가 시작됐다며 마음인문학연구소의 저서 <마음공부 공동체를 찾아서>에서도 밝히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형이상학적 종교, 힌두교, 불교 그리고 그 밖의 전통에 기초하여 새로 절충한 종교운동인 신지학(Theosophy)의 바람을 미국에 불린 올코트는 아시아의 식민주의에 반대하여 불교 재건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에 명맥을 이은 마음챙김(Mindfulness)의 발전은 영국, 미국, 태국에서 불교를 배우는 현지인들을 통해 지속된 경전의 번역과 함께 이뤄져 지식인들의 호감과 각 대륙에 티베트, 대만, 태국, 일본, 한국, 베트남 불교 등의 가르침을 눈 푸른 현지인 선사들을 통해 명맥을 이어왔다. Mindful America에 따르면 그 중 마음챙김을 수용할 수 있는 판매자와 마음챙김을 소비할 수 있는 구매자가 늘어나는 진보의 과정이 있었다. 마음챙김을 입맛에 맞게 불교를 제거한 이후, 더욱 매력적으로 변화하여 금융 서비스, 휴가, 의류,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비불교화, 대중화 돼가고 있다.

혁신, 평화, 그리고 회복에 대한 주제로 시작했던 한 해 글의 주제를, 보편윤리의 확대로 이어가길 염원하며 마무리하려고 한다. 즉, 종파의 울을 넘고 국가의 울을 넘는 현 글로벌시대에 모든 인류가 가진 보편적인 경험인 고통(Suffering)을 해결하고자 전 지구적인 마음챙김의 관심은 곧 우리 누구나 본성을 가져, 참된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로 연결되고 확인해 간다는 뜻이 아닐까. 참된 자성을 찾아 고해의 근원을 해결하는 노력은 오만 년이 지나도 이어질 것이며, 그러한 시점에 인류의 보편적인 고해를 해결하기 위한 원불교의 노력은 시대를 초월하여 이어져 갈 것이다. 하버드 신학석사를 마치고 유니테리안 교회에서 원불교 은(恩) 사상을 가르쳤던 라즈, 힌두교 사원에 일원상을 걸고 새 시대 불법의 진리를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했던 인도불교학 헤버교수, 백악관 불교지도자 모임 시 법락을 걸고 있는 나에게 금박의 법락 일원상, “어디서 귀한 그것을 구했느냐?”며 진지하게 물었던 미국의 존경받는 스승 잭콘필드(Spirit Rock재단). 일원주의에 바탕한 은사상의 핵심과 무시선법, 영육쌍전법 등은 불생불멸의 진리 속에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12월, 연말모임 망년회에 즐거워하는 동안 지구 반대편에서는 종교 다원주의의 전 지구적 마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에 열정이 타오르고 있다. 구원의 길인 종교들은 함께 대화하며 함께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막힌 국한이 터져서 하나가 되는 이 시대에, 과연 나는 갇히고 막혔던 올해의 어떤 마음을 정리하고, 새해를 새롭게 맞을 것인가.

* 그동안 연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2월 13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