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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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이해
  • 문현석 교무
  • 승인 2019.12.18 01:05
  • 호수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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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원불교42

Q : 모든 일에 옳고 그름을 나눌 수 있을까요?

참 어려운 문제죠. 옳고 그름이란 그 당시의 상황, 시의성,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럼 ‘시비이해(是非利害)’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죠.

시비(是非)는 옳고 그름, 이해(利害)는 이익과 손해를 뜻하죠. 그런데 실제로 우리의 삶이 시비이해의 삶을 사는가는 조금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시(是), 즉 옳은 일을 행하면 나에게 이익(利)이 되어야 하고, 비(非), 즉 그른 일을 행하면 나에게 해로움(害)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인과의 이치이자 진리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살죠. 우리는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하고,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또 나에게 손해되는 일은 안 하죠. 일의 옳고 그름과는 상관없이 이익을 좇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을 위한 행동도 그렇습니다. 다른 이들을 도와주면 당장에 내 시간, 노력, 돈이 들어갑니다. 그러니 손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나에게 불이익이 생길까 봐 옆집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무관심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삶은 70억 인구가 함께 사는 삶에도 우리를 늘 외롭고 괴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당장의 이익과 욕심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겠죠?

깨달음을 얻은 성자들을 봅시다. 예수는 피난과 십자가를 매는 고통을 겪었고, 부처는 수많은 외도들이 온갖 음해를 했죠. 대종사님도 일제의 수많은 감시와 압력 속에서 교화를 하셨습니다. 이 분들은 왜 그리 많은 질타와 박해를 당하면서도 교화사업을 하셨을까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나는 집 앞 마당을 쓸고 있지만 지구의 한 부분을 쓰는 것이다. 사실 나의 욕심과 이익에서 벗어난다면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이 세상을 위한 선행이 됩니다. 그러니 나의 위치나 역할, 상대방을 원망하기보다는 내 마음을 살펴서 나만을 위한 마음이나 행동에서 벗어난다면 어떨까요?

 

12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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