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교무, 좋은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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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교무, 좋은 교도
  • 전성욱 교무
  • 승인 2020.02.26 16:58
  • 호수 11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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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희망숲13

안암교당에서 6년간 같이 근무했던 김제원 교무님이 설교 중 교도들에게 한 말이 있다. “좋은 교무님 만나고 싶죠? 저도 좋은 교도님 만나고 싶습니다!” 시원하게 웃는 교도, 미안한 표정을 짓는 교도, 무슨 말인가 싶은 교도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나도 왠지 통쾌해서 신나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좋은 교무, 좋은 교도는 어떤 모습일까. 설교·독경 잘하고, 청렴하고, 상담 잘 해주고, 격려와 안심을 주고, 늘 맑고 밝고 재밌는 교무일까. 4종의무를 잘 이행하고, 신심·공심·공부심이 있는 교도일까.

안암에서 출가한 청년들이 출가감상담을 통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교무님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다.” 

나도 다르지 않았다. 교무님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발심을 했고, 교전을 공부하며 확신을 얻었다. 이것은 꼭 출가감상담만이 아니라, 청년들의 ‘원불교를 만나서’라는 주제강연을 통해서도 종종 나오는 표현이다. 

‘대종사님이 밝힌 교법대로 살면 행복해진다는 확신을 주는 교무!’ 인생의 방향로를 찾아 헤매는 청소년들에게 이보다 좋은 교무가 있을까? 이것은 공부, 간식, 멋진 설교, 취직을 시켜주는 것과 비할 바가 아니다. 행복은 출가든 재가든 상관없다. 다만 출가가 더 유리하다는 것. 이것은 내가 가진 확신이다.

그럼 나는 좋은 교무인가? 모르겠다. 이번 기회에 청년들에게 물어볼까? 다만 내가 지금 행복한 것은 확실하다. 못생겼어도, 병이 있어도, 돈이 없어도, 신경 쓸 일이 많아도, 그래도 행복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행복해질 거란 확신이 있다. 이 길에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청소년교화를 하는 교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청소년교화! 10년 해보고 잘하지도 못하는데, 행복하지도 않다면 그만하자. 동기교무들을 보니, 다른 방면으로 크게 보은할 일도 많이 있다. 

그러나 청소년기에 가까운 젊은 교무라면 누구나 한번쯤 청소년교화를 시도해보자. 그중 30%만 청소년교화 잘하는 교무가 된다면 그걸로도 족할 것 같다. 전부 다 잘할 수는 없으니까. 그걸 바란다면 교단의 욕심이지 않을까.

 

2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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