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주는 저의 고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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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주는 저의 고향입니다.
  • 아메드
  • 승인 2020.03.25 12:15
  • 호수 1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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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정착기2

저는 시리아에서 태어났지만, 시리아의 사회는 저와 맞지 않았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삶을 원했습니다. 시리아는 연애하는 것이 금지이며,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도 역시 범죄가 될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되면 이 나라를 떠나는 꿈을 가지고 있었고 한국이라는 나라로 갈 기회 생겼을 때는 꿈이 이루어진 것 같아서 너무나 기뻤습니다.

부모님께서 저를 시리아-터키 국경까지 같이 데려다주셨는데 제가 터키에 입국할 때 시리아를 떠나는 것이 너무 기쁜 나머지 작별 인사도 잊고 입국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엄마가 “야 인사는 하고 가야지”라고 했습니다. 아직도 그 순간이 가끔 생각이 납니다.

제가 한국 사람을 처음 만난 곳은 이스탄불에 있는 한국 대사관의 직원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과 인터뷰를 한 후 비자를 받고, 공항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이곳 한국까지의 비행시간은 14시간이었습니다. 오는 기내식 메뉴에서 한국음식을 처음 보았고, 그 당시는 초록색 나뭇잎같이 생긴 수프와 밥이 눈에 띄어서 주문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메뉴의 이름은 ‘미역국’이었습니다. 처음에 미역을 먹어 봤을 때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던 너무나 새로운 맛이었습니다. 맛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맛있어서 그런지 알지 못했고 남기진 않고 다 먹었습니다.

그 당시 동생이 먼저 한국에 체류 중이었고, 공항에 도착해서 동생한테 전화했더니 제주도에 와 있다고 해서 바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왔습니다. 저에게 한국은 너무나도 새로운 곳이었습니다. 너무도 다르게 생긴 사람들과 너무도 다른 느낌과 다른 모습의 도시들. 모든 것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들이었습니다. 어느 날 식당에서 말이 통하지 않아서 시키게 된 산낙지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제주도는 시리아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바다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시리아는 오래된 유적지도 많고 약간 옛날 유럽 같은 곳이었는데, 제가 만난 제주도는 모든 곳이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저에겐 너무나도 동화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은 저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제주이지만, 제주를 처음 접했을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저는 이곳 제주에 8년 동안 살고 있기 때문에 저에게 한국은 제주입니다. 가끔 육지로 여행을 가곤 하지만 그때마다 나에게 한국은 또 새로운 곳이 되어버립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 사람들 때문에 힘든 일도 많이 있었지만, 반면 친절하고 정 많은 한국 사람들이 있었기에 이겨 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한국은, 제주는 또 다른 제2의 고향이 되어버렸고, 지금은 시리아보다 더 고향 같고 집 같은 느낌입니다. 이렇게 한국은 떠나고 싶지 않은 저의 집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주민 정착기아메드천주교제주교구 나오미센터
이주민 정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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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제주교구 나오미센터

 

3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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