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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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집
  • 아메드
  • 승인 2020.05.05 11:09
  • 호수 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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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정착기3
집안에서 바라 본 제주바다
집안에서 바라 본 제주바다

저에게 한국은 너무도 새롭고 흥미로운 나라입니다. 한국에 온 지 8년이나 됐지만 아직도 새롭고 알면 알수록 신기한 게 많습니다. 지금은 한국 음식이 고국의 음식보다 입맛에 더 맞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알아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고국, 시리아는 음식도 한국과 굉장히 다릅니다. 한국은 삼시세끼를 밥과 국이나 찌개, 그리고 반찬을 곁들여 먹지만, 시리아의 아침은 항상 고소한 빵 냄새로 시작합니다. 아침엔 빵과 치즈, 올리브를 주로 먹는 편입니다. 아침에 항상 맡던 빵 냄새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시리아에서 점심과 저녁은 주로 메인 요리와 밥을 먹습니다. 한국의 음식은 찐하고 얼큰한 음식이 대부분이라면, 시리아는 보통 마늘과 식초, 고춧가루 등을 이용한 스프 등을 먹습니다. 한국에 와서 새롭게 본 풍경은 가족과 이웃이 함께 겨울 김장을 대량으로 담그는 모습이었습니다. 시리아는 겨울에 가족이나 이웃들과 치즈를 직접 대량으로 만들어 냉동시켜서 일년 내내 아침식사로 먹습니다.

또한 여름이 되면 토마토와 고춧가루를 이용한 토마토 페이스트를 많이 만들어서 일년 동안 요리할 때 넣거나 빵과 곁들여 먹습니다. 재료와 맛은 천차만별이지만 시리아도 이렇게 김장처럼 비슷한 음식문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옷에도 시리아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남자들은 비슷하지만, 시리아 인구의 80%가 무슬림이기에 시리아 여성들은 대부분 히잡을 쓰고 다닙니다. 그래서 한국 여성들의 패션은 굉장히 자유로워 보입니다. 한국사람들은 히잡이 단순히 검은색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사실은 이곳 여성들이 하는 스카프처럼, 히잡도 다양한 색상이 있고 두르는 모양도 제각각입니다.

우리 부모님 이상 세대들은 히잡을 단순히 가리는 용도로 사용한다면, 요즘 우리 또래의 아가씨들은 어린 친구들이 하는 액세서리 느낌이 많이 납니다. 이렇게 한국과 나의 고국 시리아는 다른 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시리아에서 지낼 때는 바다가 있어도 독립적인 행동을 할 수가 없어서 한 번도 바다에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주에서 저는 바다가 보이는 집에 살고 있습니다. 가끔 꿈 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아메드천주교제주교구나오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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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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