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안녕하세요! 유튜브 동그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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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안녕하세요! 유튜브 동그리입니다.
  • 우형옥 기자
  • 승인 2020.05.13 12:58
  • 호수 11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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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교당 김동국 교무

유튜브(YouTube)가 유행한 지 수년, 유튜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소셜네트워크계의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다. 특히 Z세대라 불리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인터넷과 IT에 친숙한 디지털 원주민)들은 모르는 것이 생기면 유튜브에서 검색한다. 그러나 쏟아지는 콘텐츠 속 몇 없는 원불교 관련 채널들. 우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뒤늦게 온라인 법회나 유튜브 영상 콘텐츠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화정교당 김동국 교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동그리’가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끝에 구독자 1,000명을 달성한 반가운 소식을 들려줬다. 원불교 온라인 교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김 교무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나는 동그리 동그란 안경이 반짝, “안녕하세요. 유튜브 동그리입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도 없이 외쳤던 멘트다. 지금은 수준급 편집에 카메라가 익숙한 유튜버지만 사실 처음부터 유튜브에 큰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청소년교화를 하려고 보니 청소년들의 관심이 유튜브에 있었다. 그래서 무작정 시작했다. 기획, 구도, 영상 편집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하나하나 부딪혀가며,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고 기록하며 이소성대의 마음으로 꾸준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그.

지금은 모든 일차적 정보검색을 유튜브를 통해서 하는 요즘 세대의 코드로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 천 명이라는 구독자 수는 일반교도 천 명이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든든하죠. 사실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천 명이라는 구독자 수는 꿈의 숫자입니다. 그만큼 어렵죠.”

일원상의 모양과 본인의 이름에서 채널과 캐릭터 이름을 따온 ‘동그리’ 교무님은 얼마 전 동그란 안경을 하나 더 샀다. 이제 그의 삶에서 유튜브는 뺄 수 없는 단어가 됐다.

캐릭터 그리고 이슈 작년 2월 말부터 시작해 300개가 조금 안 되는 영상을 올렸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런저런 콘텐츠들에 도전했다. 하다 보니 생긴 그의 노하우는 캐릭터와 이슈다. “꾸준히 공부하고 분석을 해보니 제 채널을 가장 많이 보는 연령대는 25세에서 45세 사이입니다. 성장세에 있는 추천 영상들은 개성이 강하거나 혹은 진정성이 강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동질감을 형성하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죠. 그래서 ‘동그리’ 캐릭터가 성직자보다도 마음공부가 결코 쉽지 않지만 열심히 해보려는, 구독자들의 친구이자 안내자이고 싶어요. 또 사회적인 이슈를 원불교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영상은 검색 등 외부 유입이 많기 때문에 조회 수가 높아 원불교를 더 홍보할 수 있겠죠? 시의성이 높은 키워드를 항상 주목해야 합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청소년교화협의회 미디어분과로 가입된 서울교구 내 서울지구(서울, 신촌, 일산, 화정) 부교무들이 함께한 동호대덕 콘텐츠는 크게는 교구 내 청소년 활동 영상부터 교무들의 일상 대화와 하루를 담아내 좋은 반응을 받았다.

또 지난 2월 화제가 됐던 ‘MBC 스페셜 - 특집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리뷰 영상과 ‘종교의 역할, 코로나19’같은 영상들은 조회 수 1,000회를 넘기기 시작했다. 구독자 1,000명을 넘은 지금. 그는 잘 됐던 콘텐츠를 세밀하게 분석하여 다시금 채널의 방향과 콘텐츠를 정비하고 있다.

교무와 유튜버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두 직업을 함께하다 보니 사실 힘든 점도 많다. 교당에 지장이 없게 유튜브 촬영과 편집을 해야 했기 때문에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는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다는 그다. 또 자칫 개인적인 발언과 모습들이 원불교를 대표할 수도 있으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교단을 위한다는 큰 방향은 같지만, 세부적인 콘텐츠에 있어서 의견이 다른 사람도 많다. 영상에 얼굴을 노출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부담스러워하다 보니 출연자를 찾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김 교무의 꿈은 원불교 안에서 CJ ENM이나 샌드박스 같은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채널 네트워크)을 만들어 원불교 내 크리에이터들의 교화 콘텐츠 기획과 생성을 도와주는 것. “원불교를 검색해보면 몇 년 전의 영상들이 많고 원불교에서 올린 영상보다 다른 사람들이 원불교를 소개하는 영상들이 상위에 노출되어 있기도 합니다. 우리가 우리 콘텐츠의 주인이 되어야죠. 특정한 콘셉트의 다양한 원불교 유튜버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새로운 교화의 길을 개척하는 겁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 Z세대를 교화하려면 Z세대가 있는 곳에 원불교가 있어야 한다.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 원불교가 친근해질 수 있도록, 미디어 교화에 꿈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재가출가 교도들이 꿈을 접지 않도록. 이제는 교단 차원의 지지와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5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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