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인문] 평화의 공공公共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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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인문] 평화의 공공公共 의식
  • 전철후 교무
  • 승인 2020.09.15 14:10
  • 호수 11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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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인문8
전철후성공회대사회학 박사과정
평화 인문
전철후
성공회대 사회학 박사과정

공동체는 개인들의 가치, 규범 등을 공유하고 내재적 선(善)을 실현하기 위하여 협동하는 인간 활동이다. 박상필(성공회대 명예교수) 교수는 “공동체사회란 일정한 지역의 사회 구성원 사이에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에 기초하여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는 사회제도이며,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면서 다양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공동체를 만들고 공통적이고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라 한다.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공동체사회 내에 평화감성의 공공(公共)의식을 만들어가야 한다. 공(公)은 자신의 사적(私的)인 영역을 넘어선 가정, 사회, 국가, 세계 등의 공적인 영역을 의미하고, 공(共)은 공적영역 안의 구성원들 간에 서로 소통을 중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의 자유의지, 인권, 생명의 존엄성 등을 확보하면서 공공의 보편적 실천윤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공공의식은 이성적인 소통과 조화를 통해서 평화가 하나의 형이상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공동의식은 ‘공공(公共)하는 철학’에서 ‘듣고 이야기하는 대화’하는 철학이라고 한다. 서로 다른 다양한 의견, 입장, 목표를 갖고 살아 움직이는 복수의 인간들이 함께, 서로 마주하여 진솔하게 대화하는 철학이다. 평화운동가 로젠버그(Rosenberg)는 비폭력적 소통을 제시하면서 진정한 의사소통은 “자비로운 연결”을 근간으로 한다고 말한다. 언어 자체보다 그 언어의 내면, 즉 마음이 더 중요하며 소통과 대화도 연민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공의식은 조화로움을 전제로 하고 있다. 『논어』의 화이부동(和而不同)에서 ‘화(和)’는 화목하고 서로 잘 어울리는 의미이며, ‘동(同)’은 동일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바로 ‘화(和)’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며 관용과 공존의 논리이다. 반면에 ‘동(同)’은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 획일화된 가치만을 수용하는 지배와 합병의 논리이다. ‘화(和)’의 논리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용의 논리이면서 나아가 공존과 평화의 원리이다. ‘조화로움’의 논리는 자기와 다른 가치를 존중한다. 타자를 흡수하고 지배함으로써 자기를 강화하려는 존재론적 의지를 갖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 간의 모든 차이를 존중한다.

사회학자 로버트 벨라(Robert Bellah)는 공동선과 공익 그리고 공론을 강조하는 “공공성(公共性)”의 윤리는 종교가 담당할 수 있으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제시했다.

평화가 공동체사회에서 공동의 목적으로 설정되어 있어도 저마다의 유리한 형태로 평화를 상상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자비로운 연결의 대화와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는 조화로움의 공공의식은 평화공동체를 향한 “공공성(公共性)”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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