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육식은 안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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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육식은 안녕한가요?
  • 이태은 교도
  • 승인 2020.09.22 18:27
  • 호수 11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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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감수성up
이태은서울교당 교도원불교환경연대
자연감수성up
이태은
서울교당 교도
원불교환경연대

수요일 점심시간, 젊은 직장인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용산 우체국 앞 건널목에서 ‘#육식없는하루’ 피켓을 펼쳐 들었다.

행인 : 고기 먹지 말래, 우리 점심 때 안 먹… 아니 거기도 고기가 들어갔구나.
나 : 일주일에 하루만 육식을 멈춰도 450만대,차량을 멈추는 효과가 있어요.
행인 : 그럼 축산 농가들은 어쩌라고요~.

고기를 먹는 이유가 축산 농가를 돕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을 텐데 ‘육식 없는 하루’가 불편한 이들은 갑자기 축산농업의 대변인이 된다.

나 : 7년 반밖에 안 남았어요.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뭐라도 해 볼 수 있는 시간 말입니다. 모두의 생존이 달려있어요.

머쓱한지 마침 바뀐 파란불 신호에 따라 자리를 뜨는 사람들 뒤통수에 대고 간절히 외친다.

“모두가 육식을 조금씩만 줄이면 기후위기에 대응할 시간을 벌 수 있어요.”

원불교기후행동이 처음 제안한 천지보은행(行)은 ‘#육식없는하루’ 챌린지다. 플라스틱 문제도 심각하고 자동차 탄소배출도 만만치 않은데 왜 ‘육식 없는 하루’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구나, 마음먹으면, 가장 빨리, 실천할 수 있는 기후위기 대응이기 때문이다.

FAO(세계식량농업기구)가 2015년 펴낸 보고서 <축산업의 긴 그림>에 따르면 가축들이 내뿜는 온실가스가 전체 온실가스의 18%에 달한다. 자동차, 배, 비행기 등 교통수단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13%이니 강력한 온실효과를 축산업이 담당하고 있다. 가축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1배의 강력한 온실효과를 내지만 지속성은 12년 정도이다. ‘육식 없는 하루’는 100년 이상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보다 메탄, 블랙카본, 오존 등 강력하지만 실존 기간이 짧은 온실가스를 먼저 잡는 기후위기 단기 전략인 셈이다.

소고기 1kg 생산을 위해서는 7~16kg의 곡물이 필요하다. 곡물을 재배할 경작지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은 숲을 파헤칠 우려가 높다는 의미이다. 이미 17%의 열대우림이 사라졌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촌 허파가 아닌 브라질의 영토’라고 선언한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금도 숲을 태워 목초지를 만들고 있다. 숲 1ha는 온실가스 200톤을 저장하지만, 목초지는 겨우 8톤을 저장할 뿐이다. 192톤의 온실가스는 대기를 데우며 지구촌 곳곳을 떠돈다.

인류사회의 활동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65~80%를 흡수해 대기균형을 이뤘던 카본싱크(바다, 숲, 흙) 또한 축산업으로 줄어들면서 기후위기는 인류멸종을 향해 치닫는 형세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모임인 IPCC는 2019년 ‘토지이용과 기후변화 특별보고서’에서 육류와 유제품 위주 식단이 지구온난화에 기름을 붓고 있다며 채식위주 식단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인 평균 1일 육류섭취량은 140g, 하루 배출 온실가스는 7.16g이다. 하루 채식을 실천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2.89g으로 4.27g의 온실가스를 줄인다. 1년이면 1인당 1.56톤의 온실가스가 줄어든다. 일주일 중 ‘육식 없는 하루’가 가져올 결과는 중형 승용차 450만대를 멈춰 세울 정도로 크다.

고맙게도 서울교당 청년들이 일주일에 하루 ‘#육식없는하루’ 챌린지를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자신의 채식 식단을 SNS에 올리고 서로를 격려한다.

서울교당 청년들과 함께 매주 수요일 ‘#육식없는하루’에 동참하자. 망설일 시간이 없다.

 

9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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