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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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제주도
  • 라연우
  • 승인 2020.11.25 19:23
  • 호수 11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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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정착기10
아메드천주교제주교구​​​​​​​나오미센터
라연우
천주교제주교구나오미센터

벌써 제주에 온 지 9년이나 되었습니다. 제주의 첫인상은 춥고 바람도 많이 불고 문화도 너무나 다른 생소한 아시아 그 자체였습니다. 그때는 제주가 그렇게 큰 줄도 몰랐고 서귀포 어느 시골에서만 살았습니다.

또한 그때는 지금처럼 제주가 막 좋지도 않았습니다. 사실 좋은지 싫은지도 모르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그 시골에서 벗어나 매일매일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남쪽으로 가서 제주 바다를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그때는 제주에 온 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그날은 정말 아직도 잊을 수 없는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제주를 탐색할수록 처음 제가 제주에 왔을 때와는 다르게 점점 스며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주 어디를 가도 안 다녀 본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어느 누가 물어봐도 이제 저의 고향은 제주도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의아해 하지만 저의 마음속 고향은 제주입니다. 이렇게 제주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제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처음 이방인으로서 제주의 생활은 힘들었던 시작도 있었지만, 살아오면서 마음에 평안을 얻은 곳도 제주도였으며, 나에게 친구와 가족을 선물해 주었던 곳도 제주입니다. 지금은 제주도 어느 곳을 가도 친구가 있고 가족 같은 사람들이 있으며, 따뜻한 집도 있습니다. 제주도는 시리아에 있을 때는 상상도 못했던 것들을 꿈꿀 수 있는 곳이고 나에게 여가와 평화를 안겨다 주는 곳입니다.

집에서 바다가 보이고 집 앞 산책을 나가면 해수욕장도 있고, 쉬는 날에는 낚시나 서핑을 즐기며 살 수 있는 곳입니다. 가끔 서울에 있는 친구들과 연락을 하면, 서울에 사는 친구들은 저의 생활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서울에서는 바다를 보기도 힘들고 바다를 보려면 세 시간 씩 차를 타고 가야 한다고 합니다. 언제든 바다를 볼 수 있는 것은 정말 행복합니다.

또한, 이방인으로 계속 살 줄 알았지만 지금은 제주에서 한국 국적도 취득해서 한국 이름도 지었습니다. 한국사람처럼 작명소도 갔었고, 이름도 지었으며, 저의 성(姓)인 제주 라(羅) 이름은 시조가 되었습니다. 저의 한국이름은 연우(衍禹)입니다. 1로 시작하는 주민등록증도 받았습니다. 이렇게 제주는 저에게 많은 것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저는 제주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제주를 너무 사랑합니다.

11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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