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의 정원』 … 희망 한 송이를 선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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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의 정원』 … 희망 한 송이를 선물합니다
  • 김화이 객원기자
  • 승인 2021.01.21 02:31
  • 호수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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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산책
<리디아의 정원>
데이비드 스몰 그림/ 사라 스튜어트 글 /
시공주니어, 1998년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앞으로 나아갈 궁리를 하느라 바쁜 1월입니다. 노력한 만큼 순조롭게 진행되는 일도 있지만, 뜻대로 안 되는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탓일까요. 열심히 가꾼다고 가꾼 마음밭이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흙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든 씨앗을 뿌리고 꽃을 피워내는 『리디아의 정원』의 리디아라면 묘안을 찾아줄지도 모르겠습니다.

리디아는 아빠의 실직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외삼촌 집으로 보내지게 됩니다. 떠나기 전, 할머니와 함께 짐을 싸는 리디아의 표정은 침울하기만 하죠. 하지만 애써 웃으며 곧 만날 외삼촌에게 편지를 써요. “저는 작아도 힘은 세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 거들어드릴게요… 그곳에는 꽃씨를 심을 만한 데가 있을까요?” 당찬 포부와 함께 조심스럽게 꽃을 가꾸고 싶다는 뜻도 내비칩니다. 떠나는 마음이 결코 편치 않을 텐데, 리디아는 벌써 그곳에서 적응하기 위한 마음의 씨앗을 뿌리죠.

리디아는 낯설고 허름한 동네에서 퍽 무뚝뚝한 외삼촌과 살게 되었고, 언제 다시 집으로 돌아갈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슬퍼하거나 원망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죠. 통 웃지 않는 외삼촌에게 시를 지어 선물하고, 학교에도 가고, 외삼촌을 도와 빵 반죽을 만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리디아는 깨진 컵, 찌그러진 팬, 창 밖의 화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꽃씨를 심느라 바빠요. 덕분에 외삼촌의 가게에는 빵을 사러 온 손님과 리디아가 가꾸는 꽃을 감상하러 온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웃지 않는 외삼촌. 사실 리디아는 외삼촌을 함빡 웃게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몇 달간 비밀 장소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비밀 장소를 공개하는 날! 외삼촌은 과연 웃으셨을까요?

어느 한순간도 남 탓을 하지 않고 희망을 가꾸어나가는 리디아를 보며, 나는 내가 가진 에너지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그리고 내가 나에게 희망 한 송이를 선물합니다.

1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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