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출가 함께 열어가는 온라인 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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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출가 함께 열어가는 온라인 교화
  • 김연주 기자
  • 승인 2021.02.23 13:54
  • 호수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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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S원음방송 특별대담
‘언택트 시대 마음공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종교행사가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교화방법에도 적지 않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WBS원음방송은 ‘매거진 원’을 통해 2월 13일 ‘언택트 시대의 마음공부’를 주제로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패널에는 비대면 시대, 온라인 교화로 빠르게 전환한 서울교당 김혜원 교무, 안암교당 이제선 교도, 새삶회 전혜복 교도, 행아웃 교화단 김상현 교도가 참여했다. 갑작스런 위기 상황에서 어떠한 도전으로 교화 방법을 모색해 갔는지 그 과정과 보람, 향후 과제를 정리해 봤다.

 

각자 교당이나 선방에서 실행하고 있는 온라인 교화를 소개한다면?

혜원_ 서울교당은 네이버 밴드 라이브로 기도식 진행, 실시간 법회, 달빛정진방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줌 플랫폼을 청소년·청년·일반법회를 비롯한 교화단회, 교화협의회 등 소통이 필요한 모든 부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선_ 안암교당은 유튜브를 통해 청년·일반법회, 수요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줌모닝 선모닝’이라는 아침 선방이 비대면 교화의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안암교당은 코로나 이전부터 상시훈련 모임인 ‘수양회’를 결성해 단톡으로 서로의 공부를 점검하고 독려하고 있다.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던 정기일기 모임(미인회)은 현재 줌을 통해 월 1회 연다. 13년간 진행해온 ‘7일간의 출가여행’도 온라인으로 전환해 적지 않은 효과를 보았다.

상현_ 행아웃 교화단은 일요일 저녁 8시(8시단)와 9시(9시단)에 스카이프 앱으로 법회가 이뤄진다. 1~3주는 강연·회화·일기법회로 진행하고 4주에는 모든 단원이 모여 설교와 교리 강의를 듣는 특강 법회가 열린다. 법회 이외에 카톡 단톡방을 통해 ‘조석심고 모시기’라는 공동 유무념을 실천하며, 서로를 독려하고 있다.

혜복_ 새삶회는 매주 수요일 ‘서울시민선방’을 줌과 유튜브로 운영하고 있다. 집에서도 온라인으로 염불·좌선·의두연마·강연·회화를 훈련할 수 있고 최희공 원무(종사)님의 설법과 실시간 문답감정도 이뤄진다. 수요법회 후 다음날 오전 5시에는 줌(Zoom) 아침 좌선과 기도를 진행한다.

 

온라인 교화를 시작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상현_ 행아웃 교화단으로 온라인 법회를 진행한 지 6년째다. 현재 행아웃 교화단의 숙제는 20대 청년들의 유입이다. 아직 교단으로부터 정식 법회로 인정받지 못해 법회 출석등록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각자가 정한 유무념 실천상황을 공유하며 지도인의 감정을 받는 시간이 있다. 이 시간을 통해 개인적으로 많은 성장을 했다.

혜원_ 특별히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다. 서울교당은 사전에 언택트 교육을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먼저 재가교역자를 대상으로 15개 교화단별로 밴드 어플 설치, 라이브 접속방법, 댓글 달기, 줌 어플 설치와 사용법 등을 세세하게 교육하고 실습하는 훈련이 있었다. 실습을 마치고 서른 명이 넘는 교도들이 동시에 줌으로 입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한 재가출가 교도들이 환호하며 기뻐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연세가 많은 교도들은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무언가 한다는 게 상당히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대합력의 마음으로 동참해 줬다. 그 마음과 마음이 합해져 공부심도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

제선_ 안암교당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유튜브 채널로 교무의 설교를 듣고, 카톡으로 상시훈련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해져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특히 안암교당 청년회는 17년 전부터 카페를 활발하게 운영해 오고 있어서 이번에 온라인 줌을 통해 줌모닝 선모닝, 수양회를 진행해 보니 일상생활 속에서 상시훈련을 자리 잡게 하는 기회가 됐다.

혜복_ 어려웠던 점보다 지난 겨울훈증훈련 때, 7세~80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입선하여 온라인으로 한 마음이 되어 훈련을 났다. 줌 화상회의에 처음 접속해본 한 어르신 입선인은 “내가 이렇게 공부하고 가야, 다음 생에도 이 법문하에 찾아들어 공부할 것”이라며 임원진들에게 줌 사용법을 꼼꼼히 배워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에 참석했다. 

 

 

온라인 교화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혜원_ 첫째는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훈련이다. 언택트 교육을 하기 전에는 교도들이 ‘핸드폰으로 하는 건 어렵다, 설명해줘도 잊어버린다, 나는 못한다’며 많은 걱정을 했다. 그럼에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반복 훈련을 함으로써 현재는 밴드와 줌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둘째는 ‘공부위주 교화종(工夫爲主 敎化從)’이다. 온라인 교화에 마음이 급해져 초반에는 이벤트에 집중했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건 공부로 내실을 다지고 생활 속에서 교법을 실천하는 훈련이라 생각했다.

혜복_ 대면 교화와 달리 언택트 교화는 각자의 생각, 고민, 실천상황을 세세히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온라인 환경에서 교화자가 어떻게 관찰 능력을 개발하고 유지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새삶회는 일방향이 아닌 상호 소통을 할 수 있는 양방향 교화를 위해 AI 시스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온라인 교화의 장점과 향후 과제는?

제선_ 앞으로 과제가 있다면 교화 콘텐츠의 다양화라고 본다. 콘텐츠를 개인의 상황과 기호에 맞게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대면 법회는 수동적인 반면 온라인 콘텐츠는 개인의 자발적 선택으로 최적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하다. 선택의 폭을 넓히는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 교화단이야말로 온라인 시대의 적합한 교화방법이라 생각한다.

상현_ 행아웃 교화단은 온라인의 개방성을 활용해 코로나가 종식돼도 전국의 청년들이 온라인을 통해 장소, 소속의 구애 없이 함께 공부하고 교류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과제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함께할 수 있는 교화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혜원_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서울교당의 가장 큰 소득은 상시훈련 문화가 되살아났다. 올해 정초부터 서울교당은 ‘달빛정진방’을 운영해 저녁 9시부터 30분간 염불, 참회 21헌배, 상시일기 점검, 법문, 마음나눔 등의 시간을 갖는다. 또한 연로한 교도들을 위해 매주 수요일 ‘콜콜상련’이라는 법정 나누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매주 교무가 교도들에게 전화하면, 교도들은 다른 교도들에게 전화하는 방식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법회를 안내하는 소통창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혜복_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선방이나 훈련에 미국, 일본, 러시아 등 각국 교도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서 시간도 절약되고 결석률도 감소했다. ‘원학습인성교육’ 참여자가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위주였다면 올해는 영광, 익산의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었다.  

 

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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