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날』 매일 학교 가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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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날』 매일 학교 가는 즐거움
  • 김화이 객원기자
  • 승인 2021.03.16 09:15
  • 호수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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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산책15
『학교 가는 날』
송언 글 / 김동수 그림
도서출판 보림 / 2011년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학부모가 되고 보니 매일 같은 시간에 고사리손을 이끌고 등교를 돕는 일이 여간 어렵지 않네요. 하지만 작년 한 해, 학교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던 아이들과 보내고 싶어도 보내지 못했던 학부모들의 간절함을 어깨너머로 지켜본 덕일까요. 아침마다 통학로에 울려 퍼지는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맑은 웃음소리에 찌푸려졌던 미간이 저절로 펴집니다.

‘학교가 원래 이렇게 애틋한 곳이었나?’ 하는 생각과 함께 『학교 가는 날』의 두 주인공이 떠올랐어요! 이 책은 1960년대의 국민학생 구동준과 2000년대 초등학생 김지윤 어린이가 각각 취학통지서를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왼쪽에는 동준이, 오른쪽에는 지윤이의 그림일기가 나란히 실려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 과거와 현대의 입학기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어요.

동준이는 엄마와 함께 책가방을 사고, 이발도 하고, 목욕탕에서 때를 미는 것으로 입학 준비를 간단히 마치죠. 반면 지윤이는 병원에 가서 예방주사도 맞고, 무서운 치과에도 들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혼자 옷 입고 벗는 연습에 글씨 쓰기 연습과 인사하기 연습까지 학교 갈 준비로 정신없이 바쁩니다.

이후 두 아이는 예비소집일을 거쳐 입학식에 참석하고, 드디어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요. 동준이는 무서운 줄로만 알았던 선생님도 차차 무섭지 않게 느끼고, 이다음에 커서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며 신나게 학교에 갑니다. 지윤이 역시 처음엔 담임선생님이 여자가 아니라 속상했지만 책도 읽어주시고 칭찬도 해 주시는 할아버지 선생님이 점점 좋아집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다양하고 새로운 자극을 주는 학교생활에 적응해나갑니다.

두 아이 사이에 40여 년이라는 세월이 존재하는 만큼 가족과 학교를 둘러싼 우리의 생활모습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작년부터는 그 변화가 더 급격해졌고요. 비록 짝꿍과 나란히 앉을 수 없고, 선생님 얼굴도 절반밖에 못 보지만 등굣길 아이들의 발걸음은 활기찹니다.

아이들은 역시 학교에 가야 즐거운가 봅니다.

3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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