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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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마음
  • 김관진 교무
  • 승인 2021.06.12 02:09
  • 호수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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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문답감정 20
김관진 교무<br>봉도청소년수련원 원장<br>
김관진 교무
봉도청소년수련원 원장

어제는 센터에 가는 날이었다. 엄마 집에 들를 일이 있어서 수업 끝나기 10분 전에 먼저 나오는데 총무님이 나보고 할 이야기가 있으니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했다. ‘뭐지? 지난번 스승의 날 만 원 안 낸 것 때문인가? 끝까지 내라고 할 참인가?’ 나는 그분과 친분이 거의 없어서 그것 말고는 나에게 특별히 할 얘기가 없을 것 같았다.

운전하는 내내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제 와서 만 원을 낸다는 것도 이상하고···. 강사님에게 더는 불편해서 센터 수업 못 다니겠다고 편지를 쓰고 안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단톡방도 탈퇴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총무님한테 전화 오면 받을까? 말까? 받으면 뭐라고 할까?’ 등 수많은 생각이 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아 참! 공부할 때가 왔구나! ‘정신수양을 해야 한다···, 공부할 때야!’ 스스로 주문을 걸며 집에 도착할 무렵 전화가 왔다. “다른 게 아니고, 동화구연 같이 배워 보자”라는 총무님의 전혀 예상치 못한 얘기에 멘붕이 왔다. 본인은 손자에게 책 읽어 주려고 배우려 하는데 내 생각이 나서 같이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시간은 격주 토요일로 회비는 따로 필요 없단다. 엄청 당황스러워서 결정을 못 하고 다음 주에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생각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마음이 허탈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할 때라는 것은 알아챘지만 불안하고 초조했던 내 마음을 바라보고 수용하기는 역시나 잘 안 되었던 것 같다. ‘없건마는 있어지나니’까지만 가능했던 내 마음이다. 스승님은 ‘마음이 왔다 갔다 있다 없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제 일을 생각하며 일기를 쓰는 와중에 ‘뭘 해결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들었던 걸 잘못된 마음이라고 분별했었나 보다. 그냥 그랬을 뿐인데···.


문답감정

센터 총무가 스승의 날 관련해서 만 원씩 돈을 모아 답례를 하고자 했는데 본인은 그 의견에 찬성할 수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에는 그 취사에 대하여 걸려 있었기에 총무의 만나자는 말에 스스로 분별을 하게 됩니다.

내가 선택한 일에 관한 판단이 과연 옳았을까? 내가 너무 인색했나? 혹 내가 그 일로 인해 불이익이나 미움을 받으면 어쩌나, 나하고 깊은 연관도 없는데 스승의 날 답례를 해야 하나 등등 이런저런 생각의 토가 떨어지지 않았기에 꼬리를 물고 분별이 일어납니다.

그러니 항상 진리와 사실에 대조하여 내가 옳다고 판단했으면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됩니다. 돈도 내기 싫고 미움도 받기 싫은 두 마음이 다 작용하기에 마음이 복잡하고 자신이 없습니다. 또 분별로 요란한 마음을 알아차렸으나 완전한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먼저 그 요란해지는 마음의 원인을 찾고 원래 마음에 대조해야 합니다. 요란한 마음이 경계임을 알았으니 더 분발하여 정진합시다.

6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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