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화] 간극을 좁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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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화] 간극을 좁혀야 한다
  • 허인성 교도
  • 승인 2021.08.17 12:52
  • 호수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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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화7

 

디지털 교화는 데이터 중심의 교화이다. 이 데이터는 결국 숫자로 귀결되는데 여기에 비밀이 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라 시간에 따른 숫자라는 것이다. 이 숫자는 누적되어 커다란 방향성을 알려준다. 그 누적은 작은 움직임으로부터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므로 숫자를 잘 본다는 것은 작은 움직임에서부터 커다란 방향을 알아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숫자만 보고 알기는 어렵고, 데이터 시각화라는 것을 통해서 접근하면 좀 더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숫자를 잘 보기 위해서는 숫자를 만들어내는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그 데이터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는 3가지 접근방법이 있다. 먼저 쉬운 방법인데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미디어를 만들고, 운영하는데 비용이 들어가니 어려운 것 아닌가 생각하는데 길게 보면 이것에 가장 쉬운 방법이다.

다만 미디어 활용은 한계가 있다. 미디어에 접하지 않는 사람들의 데이터는 얻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중간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이것은 수작업을 의미한다. 교당 법회 후에 원티스에 출석 인원을 입력하거나, 비용 집행 후에 회계시스템에 입력하는 것들이 그런 종류다. 손으로 해야 하기에 입력하는 사람의 인건비는 물론 고생이 수반된다. 가장 어려운 방법은 데이터를 직접 찾아다니는 것이다. 비용과 고생은 물론이고, 시작도 끝도 없는 이야기라서 보통 노력으로 안 되는 일이다.

쉬운 방법이나 중간 방법은 실체가 있어서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으나 어려운 방법은 실체가 없다. 실체가 없으면 데이터로 만들 수가 없으니 실체가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교화역량, 업무역량, 디지털 역량이 총동원되어야 한다.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좋은 예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좋아요’ 숫자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관심 있어 하는지 ‘좋아요’로 파악한다. 물건을 사거나 기차표를 예매하거나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교당에서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성가를 부르는 목소리, 법회 시작 전의 교당 분위기, 단원 간의 소통 정도, 법회에 대한 반응, 한울안신문에서 주로 보는 기사 등을 알아내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연구할 일이다.

실체가 없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 한다. 사랑이 없고서야 그것을 파악하려고 하겠는가.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교도들의 관심사, 고민거리, 개개인의 사정, 마음공부 정도 등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었는가. 주로 교리에 대한 설명, 스승님들의 법문 해석, 진리에 대한 법설 등이 주로 채워지지 않았던가. 교도들은 다른 곳을 바라보는데 초등학생 가르치듯이 계속 정신 차리라고만 하면 되겠는가.

 

실체가 없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 한다.

사랑이 없고서야 그것을 파악하려고 하겠는가.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교도들의 관심사, 고민거리,

개개인의 사정, 마음공부 정도 등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었는가.

주로 교리에 대한 설명, 스승님들의 법문 해석,

진리에 대한 법설 등이 주로 채워지지 않았던가.


이 간극을 좁혀야 한다. 정신개벽, 법인성사, 삼동윤리, 무아봉공, 세계교화 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교도들과 멀어진다. 교리와 삶이 따로 노는 것이다. 도대체 우리 교도들은 오늘 법회에 오기 전에 얼마나 요란했으며, 지난 한 주 동안 어떤 일이 있었고, 가족 친지 간, 직장 동료 간 또 얼마나 부딪혔는지 알고자 했는가.

즉, 그저 법문을 듣고 싶어서, 교리가 좋아서, 스승님께 가르침을 받기 위해 법회에 참석했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 공부의 정도에 따라 교도들에게 접근하는 자세가 달라야 한다. 먼저 대화를 통해 마음을 열고, 그 속에서 이치를 발견하도록 문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교리나 법문에 나오는 용어를 어려워하면 잘 알려주고, 자신의 강점을 살려 봉공할 기회도 마련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일이 이만저만 많아지는 것이 아니다. 교무님 혼자 하실 일이 아니다. 그러니 재가교역자와 함께해야 한다.

그런데 요즘 보면 출재가 교역자들과 일반교도 간의 간극도 문제거니와 중앙총부와 출재가 교역자 간의 간극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다. 뭐든 간극이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간극이 크면 클수록 문제는 더 큰 법이다.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것이 디지털 교화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8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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