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의 기술, 균형 있는 일상생활을 영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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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의 기술, 균형 있는 일상생활을 영위하자
  • 김현오 교무
  • 승인 2021.08.17 13:37
  • 호수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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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와 영성7
과학시대의 영성김현오 교무보스턴교당
김현오
보스턴교당 교무

기독교 성경에는 천지창조의 이야기가 소개돼 있다. 첫째 날에는 빛을 창조하여 밤낮의 리듬을, 둘째 날에는 물을, 셋째 날에는 열매 가진 식물을… 여섯째 날에는 인간을 창조했고, 다음 날은 휴식했다고 한다. 생명의 탄생과 유지에 필요한 절대적 조건과 일과 휴식, 밤과 낮의 균형 있는 일상생활의 리듬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통찰이 천지창조의 이야기 속에서 담겨 있다.

창조의 이야기를 믿든, 자연질서의 생명 탄생과 진화를 믿든, 21세기를 사는 우리 인류에게 태양의 빛과 열, 대기의 산소, 물, 땅에서 나는 식물과 과일, 곡류 등은 우리 인간 생명의 탄생과 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임을 알게 됐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는 동안 병으로 고통스럽지 않고, 불편 없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삶을 원한다. 감정은 평정한 가운데 깊은 만족감이라는 지복(至福)의 상태를 원한다. 생명의 길이를 보장하고 성장시켜가는 길을 알아가는 재미와 지혜의 빛이 발휘해, 각자 고유한 능력과 멋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어울려 가고 싶어한다. 이러한 인간의 삶을 이상적인 인간생활이라고 본다.

출가수행자로서 몸과 마음의 건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기질의 건강한 변화, 혼과 육을 닦아 자신이 될 수 있는 최고 버전의 창조를 이루려 할 때, 수행자는 낮과 밤이라는 태양의 빛이 있는 시간과 빛이 없는 시간의 리듬에 맞춰 생활해야 한다. 일상생활상에 적절한 몸의 움직임과 리듬, 집중적 사유와 학습활동이 필요하고, 다양한 기법을 통한 혼의 작용을 넘어 영으로 존재하는 순수의식의 상태가 골고루 균형 있고 조화롭게 배치돼야 한다.

 

수분공급량의 절대 부족이

현대인들의 각종 질병의 주요 원인들 중 하나다.

내 몸 하나 잘 관리하는 것이 그리 단순하거나 사소한 작업이 아니다.

경이로운 생명의 지식을 경건한 마음으로 탐구하고

배우고 깨치고 실천하는 가운데에 위대한 생명의 힘이

전방위적으로 몰록 발현된다.

산업화시대 이후, 우울증 환자는 더 많아지고 연령대도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이유인즉, 햇볕을 받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밤늦게까지 잠들 줄 모르는 현대인들의 이상생활 리듬이 원인이다. 인간은 햇볕을 받음으로써 호르몬 생성은 물론, 뇌신경들이 활성화된다. 과거로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감사와 소망의 깊은 호흡으로 그 날의 태양을 맞이하는 일로부터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던 동서고금의 수행전통과 생활문화를 깊이 들여다보자. 인체와 삶 자체로 깨치고 실험해온 사실적이고 검증된 생명 지식이 과학시대를 맞아 인간의 길을 탐구하고 수행하는 21세기의 한 수행자의 눈으로 볼 때도 그 경험적 깨달음이 경이롭기 그지없다.

물은 어떠한가? 우리 몸의 7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즉 우리 몸은 항상 70% 정도의 물을 보유하고 있을 때 생명작용이 가장 원활하게 진행된다. 지구 전체의 몸도 70% 정도가 물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암 환자들의 공통된 습성 중 하나가 물을 적게 마시는 것이라고 한다. 수분공급량의 절대 부족이 현대인들의 각종 질병의 주요 원인들 중 하나다. 내 몸 하나 잘 관리하는 것이 그리 단순하거나 사소한 작업이 아니다. 경이로운 생명의 지식을 경건한 마음으로 탐구하고 배우고 깨치고 실천하는 가운데에 위대한 생명의 힘이 전방위적으로 몰록 발현된다.

과일과 식물도 우리 인간의 생명을 진화시켜온 주요 먹거리이다. 동양의 성자들도 서양의 현자들도 우리 몸이 지수화풍이라는 네 가지 요소의 합성이라는 것에 대체로 합의했다. 산소와 물뿐만 아니라, 흙으로 된 이 몸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흙에서 생산되는 채소나 과일, 곡류를 통해, 주요 화학성분들과 미네랄 등을 공급받지 않으면 우리 몸을 유지할 수 없다. 한 끼 한 끼 일상적인 식생활의 내용물과 시간의 규칙을 통해, 영양의 균형과 리듬을 지키는 실천이 명상수행에 있어 영성을 발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마음활동이 과다한 현대인들은 분주한 마음활동을 따라다니느라 몸을 혹사하고 있다. 건강을 원한다면 행복을 원한다면 선택하고 학습하면 된다. 내가 건강하다고 느끼는 생활도, 늘 내면의 기쁨과 즐거움이 머물도록 하는 내적 상태도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루듯, 매일매일 일상 속의 사소한 일과와 사소한 마음 하나 챙기는 데서 자각과 실천의 합이 조화로운 답을 줄 것이다.

생명은 균형과 조화 그리고 리듬을 요한다. 잠들어 있는 영성이 깨어나는 과정 역시 일상생활 속에서 육체와 마음, 즉 혼과 육을 닦고, 기와 질을 닦는 작은 실천으로부터 시작한다. 티끌 모아 태산이다. 나에게 생명의 힘을 보태주는 일 하나하나를 바로 세우고 확장해가다 보면, 어느 순간 태산 같은 에너지를 스스로 느끼게 될 것이다.

8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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