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무의 길] 솥단지 공동체
상태바
[군종교무의 길] 솥단지 공동체
  • 강동현 교무
  • 승인 2022.02.07 22:01
  • 호수 12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종교무의 길 23
강동현<br>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br>
강동현
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

교당 인근의 산을 올랐다. 산기슭에 까치밥이 보였다.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이 생각났다. “감이 꼭 홍시가 되어야만 떨어지지 않는다. 젊다고 삼학 공부하는데 방심(放心)하지 마라” 곱씹을수록 경각심이 되었다. ‘집심(執心)하여 삼학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공부의 방향을 생각해봤다. 아프리카 코사족의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교도장병들에게 ‘마음공부를 함께 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 항상 인용한다. 대산종사도 “같이 공부하면 사반공배로 향상이 된다”고 했다.

이와 같은 다짐과 방향을 표준으로 ‘신년법문 읽고 감각감상 작성하기’ 공부를 계획했다. 기한은 1월 3일부터 16일까지, 총 14일간이었다. 교도장병 8명과 전무출신 2명 그리고 학생교도 1명이 신청했다. 애초 5명 정도일거라 생각했는데 11인의 ‘집심 결사대’가 됐다.

세부계획은 1~10일차 ‘십대교훈 조목’ 11~12일차 ‘5조목씩 복습’ 13일차 ‘전산 종법사 신년법문 시청’ 14일차 ‘최종감상 작성하기’이다. 일명 평떼기 공부다. 구현방법으로 ‘네이버 밴드(BAND)의 미션인증’ 기능을 사용했다.

솔선수범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담당교무가 계획보다 하루 앞서 실천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상황과 처지 속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시간을 쪼개어 공부한 감각감상들이 매일 공유됐다. 특히 삶과 반조하여 올린 내용들은 살아있는 경전이었다.

평떼기 공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위력이 있었다. 14일간 올린 감각감상이 123개였다. 소태산 대종사가 밝힌 ‘이소성대(以小成大)의 원칙’을 함께 체험할 수 있었다. 역시 정성이 곧 실력이었다. 지극한 정성으로 일관해준 11인의 법동지들이 고맙고 감사하다. 그리고 신년법문으로 삼학 공부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었다. 교도장병이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훈련을 수없이 거듭해 커다란 나무가 되고 싶다.’라고 밝힌 감상에 큰 영감을 얻었다. 공부다짐에 있어 ‘감과 홍시’만 생각했는데 ‘뿌리 깊은 나무’가 성리(性理)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가장 큰 소득은 ‘함께 하는 힘’을 느낀 것이다. 대산종사는 “한 솥에 넣어 찌면 같이 익어 진다”고 했다. 함께 공부하니 방심보단 집심이 잘 됐다. 정말 멀리 갈 수 있었다. 학생교도는 ‘포기하지 않고 완수한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그 소회를 밝혔다.

공부모임이 끝나고 곰곰이 11인의 ‘집심 결사대’라 생각해봤다. 대산종사의 ‘솥은 밥을 삶아내고, 법은 대도인을 삶고, 삼학은 세계인을 삶는다. 삼학 솥은 무량수를 무한히 삶아 낼 수 있다’는 법문이 깊이 대조되었다.

문득 한 감상이 떠올랐다. ‘우리는 솥단지 공동체였구나!’ 그래서 그럴까? 소태산 대종사의 “나는 만 생령을 살리는 솥이 될라요”란 말씀이 가슴 깊이 울린다. 그래서 두 손 모아 염원한다. ‘솥단지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만 생령을 살리는 솥이 되기를’

2월 11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