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길 법문] 근기 따라 법을 베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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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길 법문] 근기 따라 법을 베푼다
  • 라도현
  • 승인 2022.03.23 16:46
  • 호수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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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의 지름길 법문12
라도현<br>화정교당 교도<br>
라도현
화정교당 교도

「나의 교화하는 법은 비하건대 나무의 가지와 잎사귀로부터 뿌리에 이르게도 하고, 뿌리로부터 가지와 잎사귀에 이르게도 하나니, 이는 각각 그 사람의 근기를 따라 법을 베푸는 연고이니라.」(대종경 교의품 23장)

경전은 교조(敎祖)의 말씀과 행실을 기록해놓은 책입니다. 그러므로 교조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교도들이 교조의 가르침을 받들고 실천하는 유일한 교본이 경전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다보면 이 교전 속 내용들이 때로는 신비화되거나 절대적인 언어로 둔갑하는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교조의 가르침에 어떤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그 가르침이 나오게 된 당시의 배경이나, 그 가르침을 받는 이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말씀을 하나같이 문자적으로만 해석함으로써 생기는 문제입니다.

가령 어버이가 자식을 가르치는 경우에도, 평생토록 같은 뜻, 같은 말로 표현하는 한결 같은 가르침이 있는가 하면, 자식의 정신 육신적 성장에 맞추어 표현과 방법을 달리 하는 가변적인 가르침이 있습니다. 부처님과 성인(聖人)의 가르침도 그와 같아서, 경전의 말씀 가운데는 언제 어디서나 한결 같은 가르침[眞說法門]이 있고, 때와 장소, 대상에 따라서 달라지는 가변적 가르침[方便法門]이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다양한 가르침을 팔만사천 법문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원불교 또한 마찬가지여서, 우리 교전 속에도 고정적 법문과 가변적 법문이 있습니다.

위에 인용한 교의품 23장의 말씀은, 소태산 대종사께서 대중을 교화하실 때는 대기대용(大機大用)으로써 천만 가지 방편으로 가르친다는 사실을 밝힌 내용입니다. 말씀 가운데 나무의 ‘뿌리’라는 것은 진리적이고 근원적인 가르침[진설법문]을 뜻하며, ‘가지와 잎사귀’는 각각의 교화대상에 따라 달리 하는 대중적이고 가변적인 가르침[방편법문]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뿌리로부터 가지와 잎사귀에 이르게 하는’ 교화법이란, 주로 상근기에게 진리의 근원을 바로 가리켜서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자신의 성품을 깨닫게 하며, 이를 천만 경계에 활용하도록 인도하는 것으로써, 이러한 가르침은 정전(正典)의 「일원상의 진리」 「무시선법」 그리고 「참회문」(理懺 부분)과 대종경의 「성리품」 등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리고 ‘나무의 가지와 잎사귀로부터 뿌리에 이르게 하는’ 교화법이란, 대개 중하근기를 대상으로 그 수준에 알맞은 가르침을 베풀어, 먼저 마음과 몸으로 눈에 보이는 표준을 세워서 실행하게 한 뒤에, 단계적으로 나아가 결국 자성을 깨치게 하는 것으로써, 교전 가운데 앞서 말한 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법문이 이에 속합니다. 삼학(三學)의 예를 든다면, 교전에는 수양·연구·취사와 같이 과목을 각각 달리하는 삼학이 있는가 하며, 또한 삼학 병진(竝進)으로써 일원상(자성)의 공원정(空圓正)을 오직 하나로 닦는 무시선법이 있는데, 위와 같은 교화 방법의 차이에 따른 것입니다.

이 교화법의 차이는 공부가 깊어지면 저절로 알 수 있는 것이므로, 각자가 수준에 맞는 가르침을 따라서 꾀를 내지 않고 적실(適實)히 밟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3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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