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무의 길] 성리꽃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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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교무의 길] 성리꽃을 기다리며
  • 강동현 교무
  • 승인 2022.04.28 16:52
  • 호수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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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교무의 길 29
강동현<br>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br>
강동현
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

강원도 화천의 4월은 찬란하다. 봄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히 봄꽃이 피는데 순서가 없다. 한 번에 활짝 핀다. 산간 내륙지방의 긴 겨울 탓이다. 봄은 우주가 보내는 첫 소식이다. 눈, 귀, 코, 입, 몸으로 황홀하게 맞이한다. 속 깊이 “좋구나. 좋아!”라며 탄성을 자아낸다. 나아가 원불교인은 한 소식을 더 들어야 한다. 바로 마음의 소식이다. 
우주와 마음의 소식이 무엇인가? 바로 성리(性理)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우주만유의 본래이치와 우리의 자성 원리를 해결하여 아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기에 원불교인은 그 소식을 해결하고 알아야 한다.
4월은 깨달음의 달이다. 교도장병에게 “원불교인은 6번의 봄을 맞이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의아한 말에 덧붙인다. “눈으로 봄, 귀로 봄, 코로 봄, 입으로 봄, 몸으로 봄, 그리고 마음으로 봄입니다” 교도장병은 그제 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6번의 봄을 통해 성리꽃이 활짝 피어야 한다. 이 꽃도 피는 순서는 없다. 누구나 첫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소태산 대종사도 “하나하나 먼저 깨치는 사람이 주인이 된다”고 했다. 완전한 성리꽃을 피워내면 주인이 되는 것이다.
교도장병과 함께 맞이하는 대각개교절의 방향은 ‘다 같이, 다 함께, 속 깊은 마음공부’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방향을 정하여 옳은데 입각한 이상에는 사심 없이 노력하라”고 했다. 교도장병의 속 깊은 마음공부의 방법은 감사잘함 유무념과 4종의무 지키기이다. 
이를 표준하여 ‘제9회 교도의 4종의무 지키기 대회’ 마지막 날을 4월 28일로 정했다. 30일간의 여정은 순조로운 듯 했다. 그러나 수많은 역경을 만났다. 코로나19 확진 및 격리, 휴가, 훈련 등 교도장병의 활동여건이 녹록지 않았다.
매일 문답감정을 해주면서 ‘진리가 속 깊은 공부를 시험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력 있는 공부인들이 있었다. 불비한 여건 속에서 매일 실천사항을 올리는 노력에 감동을 받았다. 이는 대회운영의 무한동력이 되었다.
특히, 모(某) 교도장병의 성리꽃이 퍽 인상적이다. 1주일의 부대훈련 동안 대회 양식을 인쇄하여 실천했다. 지극한 정성이 빛났다. 매 순간 마음을 챙긴 노력이 역력했다. 공부한 내용을 보니 분대장으로서 임무수행과 후배들을 챙기는 마음이 훌륭했다. 특히 매일 자신을 반조하는 공부내용은 깊었다. 동그란 성리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성리꽃의 씨앗이 심어진 계기가 있다. 전역을 3개월 정도 앞두고 문답감정을 했었다. 질문은 “전역을 앞두고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였다. 단순명료하게 알려줬다. “운동을 해서 몸을, 원불교 활동으로 마음을 챙기세요” 이 답변이 동기부여가 되어 속 깊은 공부를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성리꽃을 피우고 있는 교도장병이 있다. 물론 완전한 꽃은 아니다. 그러나 은은한 법향이 풍긴다. 거룩하다. 오히려 교무의 부족함을 돌아보게 된다. 법향을 따라 소태산 대종사의 진영을 보며 묻는다. “대종사님! 성리꽃을 기다리시죠?” 소태산 대종사가 빙그레 웃는 듯하다.

4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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