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제생의세 경륜 실현을 위한 유무념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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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생의세 경륜 실현을 위한 유무념 공부
  • 오민웅
  • 승인 2022.06.09 21:52
  • 호수 12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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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웅원남교당 교도삼동법률사무소 변호사
오민웅원남교당 교도삼동법률사무소 변호사

원불교에 입교해서 오랫동안 법회에 참석하고 마음공부를 해오고 있다. 원불교 마음공부가 이웃 종교와 다른 특별한 공부법이 있다면 바로 유무념 공부법이라 할 것이다. 원불교에 입문하고 나서 정식으로 마음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누구나 하는 공부가 바로 유무념 공부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정전> 제3수행편 제6장 일기법에서 ‘유념·무념은 모든 일을 당하여 유념으로 처리한 것과 무념으로 처리한 번수를 조사 기재하되,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에 취사하는 주의심을 가지고 한 것은 유념이라 하고, 취사하는 주의심이 없이 한 것은 무념이라 하나니’라고 밝혔다.

모든 일을 당하여 유념으로 처리한 것과 무념으로 처리한 번수를 조사하되,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을 특별히 정해서 취사하는 주의심을 챙긴 것을 유념이라 한다. 여기서 취사하는 주의심은 상시응용주의 사항 6조 중 제1조의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할 것이요’의 그 온전 생각 취사라고 할 수 있다.

원불교 교도가 처음 유념조항으로 정하는 것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기가 고치고 싶은 습관이거나 실천하고 싶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신발을 벗을 때 가지런히 놓기, 집안에 전깃불 잘 끄기 등등. 그러나 우리가 소태산 대종사께서 밝혀 주신 유무념 공부를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서 유념조항을 정해서 이를 실천하는 것으로 한정한다면 소태산 대종사의 일대경륜인 제생의세를 실현해 나가는 데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소태산 대종사는 <대종경> 제15부촉품(附囑品) 7장에서 「원기 이십 팔년(1943) 계미(癸未) 일월에 대종사 새로 정한 교리도(敎理圖)를 발표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내 교법의 진수가 모두 여기에 들어 있건마는 나의 참 뜻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꼬. 지금 대중 가운데 이 뜻을 온전히 받아갈 사람이 그리 많지 못한 듯하니 그 원인은, 첫째는 그 정신이 재와 색으로 흐르고, 둘째는 명예와 허식으로 흘러서 일심 집중이 못 되는 연고라, 그대들이 그럴진대 차라리 이것을 놓고 저것을 구하든지, 저것을 놓고 이것을 구하든지 하여, 좌우간 큰 결정을 세워서 외길로 나아가야 성공이 있으리라”」고 말씀했다.

필자를 포함해 세상을 살아가는 재가교도로서 세상의 재색명리를 구하는데 큰 노력을 하게 되고 거기에 정신이 흐르곤 한다. 그러다 보면 원불교 마음공부를 한다는 것이 자신의 생활이나 가정에 국한된 일상적인 마음공부와 유무념 공부의 한계에 갇히게 되고 공부는 점점 정체된다.

원불교 교도들이 유무념 공부를 통해 궁극적으로 성취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소태산 대종사가 <정전> 개교의 동기에서 밝힌 바와 같이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고자’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마음공부에서 유념공부란 일상생활 속에서의 유념조항만을 챙길 것이 아니라 소태산 대종사의 일대경륜을 나의 서원으로 챙기면서 이를 유념해 나가는 것이 근본적인 유념공부의 성취라고 생각한다. 내가 오늘 하루도 소태산 대종사의 제생의세의 경륜 실현을 마음에 챙기고 실천하며 살았는가 유념하는 공부인이 되어야겠다.

6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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