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돟행] 믿음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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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돟행] 믿음이란 무엇인가?
  • 조경원 편집장
  • 승인 2022.07.26 17:39
  • 호수 12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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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의 생명은 신(信)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공개 정보에 따른 대중의 무지는 그릇된 여론을 형성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합리성이 모자라고 극단적으로 분열된 여론은 조직의 안정과 발전에 결정적인 장애가 되고 있다. 종교는 궁극적으로 믿음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믿음을 확고히 하면 발전은 뒤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믿음의 상실을 가장한 불신의 조장은 종교로서의 생명성을 약화하며, 반동적인 회귀주의로 내몰기도 한다.

의지할 곳이 없다는 말과 희망이 없다는 말을 듣곤 한다. 내가 교단 혹은 제도를 믿는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의지와 희망과는 구분된다. 의지는 어쩔 수 없이 강요되기 때문이며, 희망은 미래에 대한 기대가 불확실할 수도 있는 가정까지 포함하므로 믿음과는 구분된다.

믿음은 미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전제한다. ‘성불제중 제생의세’라는 강한 자신감. 우리는 이것을 서원(誓願)이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강한 자신감을 전제하므로 불확실성에서 벗어난 확호한 낙원세계를 건설하는 것이다.

또한, 믿음은 관계성을 전제로 한다. 법신불 일원상 즉 신앙의 대상과 신앙의 대상을 믿는 사람과의 관계, 혹은 믿음을 전제로 한 타인과 나의 관계는 대화와 소통의 방법을 통해 더욱 확장된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부터 대화와 소통의 원칙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채 일방적인 주장만을 나열하고 대중을 기만하며 획일화된 단편적인 정보의 습득만을 강요하고 있다. 이는 믿음의 또 다른 측면인 감정적, 정서적 측면을 무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인격적인 존재로서의 민중을 우매한 선동가가 혼란에 빠뜨려 전통을 무너뜨림으로써 대중을 분열시키거나 변혁을 꾀함은 지양해야 한다.

우리는 상호 믿음을 통해 동의와 합의를 끌어낸 전통을 지닌 교단이다. 믿음은 불신이라는 위험을 수반하기 마련이지만 불신 또한 믿음으로 극복한 역사를 지녔다. 확고한 믿음으로 난관을 극복해 나간다면 또 다른 역사는 창조되리라고 본다.

7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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