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무의 길] 이소성대以小成大와 하인리히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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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교무의 길] 이소성대以小成大와 하인리히 법칙
  • 강동현
  • 승인 2022.08.02 20:35
  • 호수 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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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교무의 길 35
강동현<br>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br>
강동현
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

올여름은 비가 많이 내린다. 그 까닭에 교당 옆 마른 계곡은 바쁘다. 웅장한 연주가 멈추질 않는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소태산 대종사가 구간도실 상량에 적은 글귀가 생각난다. 계합천봉세우명(溪合千峰細雨鳴), 해석하면 ‘시내는 일천 봉우리의 가는 비를 합하여 소리치며 흐른다’이다.

다시 두렷하고 고요한 마음으로 소리에 집중한다. 그러면 소태산 대종사의 질문을 받게 된다. “만법귀일(萬法歸一)하니 일귀하처(一歸何處)오” 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니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성리로 관조하니 어렴풋하게 한 감상이 떠오른다. 우주만유는 대소유무(大小有無)의 조판임을.

그 조판을 따라 지금 여기를 본다. 그리고 반문한다.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수준을 진단하면 속 깊은 공부인은 아니다. 그래서 이소성대(以小成大)를 표준하고 있다. 작은 것으로써 큰 것을 이루는 공부. 소태산 대종사는 이소성대를 ‘천리의 원칙’이라 했다. 대소유무의 기본인 것이다. 그런데 기본만 해도 창립정신의 구현이다. 원불교 공부가 큰 공부이다.

이소성대로 공부하는 교도장병이 있다. 작년 10월에 인연이 되었다. 교당을 다니는 선임병사와 동기의 추천으로 인연 된 교도장병이다. 공부심이 크게 발아된 것은 올해 2월부터이다. 2월부터 상시훈련으로 마음을 단련했다. 그 기간 중 100일은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그 결과 교당의 주인이 되었다. 소속부대의 임무 수행도 마찬가지다.

이 교도장병의 장점은 작은 부분을 간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문답감정 내용을 깊게 공부한다. 작은 부분이라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영육쌍전과 동정일여를 통해 상시훈련공부의 자세를 유지하겠습니다”란 소회는 그 결과이다. 진정으로 이소성대의 힘을 보여주는 교도장병이다.

그러다 문득, 정산종사가 “대종사께서는 이 우주의 진리 가운데 상생의 도를 주로 드러내셨다”는 말씀이 떠올랐다. 이소성대도 마찬가지이다. 상생으로 드러냈다. 그래서 이소성대로 대입하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다른 관점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이다.

하인리히의 법칙은 대형 사고는 반드시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일명 1:29:300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산업재해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이고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라는 사례분석에서 기인한다. 결론은 상극의 이소성대이다.

두 법칙의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성리의 유무이다. 성리로 풀면 상생의 이소성대이고, 욕심으로 풀면 상극의 이소성대가 된다. 상생의 이소성대는 밝게 알고 있지만, 상극의 이소성대는 어두워서 모른다. 스스로 반조 해본다. 공부, 교화, 사업을 어떤 이소성대로 하고 있는가? 그 질문을 가슴 깊이 새기며 교당 옆 마른 계곡의 물소리를 듣는다.

8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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