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여여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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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여여자연
  • 한울안신문
  • 승인 2024.08.07 11:28
  • 호수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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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아 수원교당 교도

우리 시아버님은 세 명의 며느리가 있다. 그 중 한명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넌 결혼 잘해서 좋겠다. 남편 잘 만나서 해외여행 실컷 다니니 좋겠다.”
A며느리는 ‘아버님이 평소 내 직업을 평가절하 하시더니 나를 결혼으로 팔자 고친 여자처럼 무시하신다' 라고 해석했고 이때 나타난 감정은 분노, 자존감 하락, 화병 등이었다. B며느리는 똑같은 말씀에 이렇게 해석했다.
‘아버님이 은퇴 직후 다치시는 바람에 해외여행도 실컷 못하시고 내가 해드린 비행기표까지 날리셨고 평소 영어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시는데 얼마나 한이 많으실까. 부러우시겠다' 이때의 감정은 연민, 안쓰러움, 안타까움 이었다. 한명은 피해자 관점으로 해석 하였고 다른이는 객관적인 사실로만 해석했다.
이때 B가 A에게 "그렇게 괴로워 하지 말고 나처럼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꿔봐라"라고 한다면 이것은 다차원적인 사고가 아닐 것이다.
“그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느낄수 있겠다. 공감이 된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해석을 했어.” 이것이 바로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단계이다.
원불교에서는 여여자연이라고 칭한다. 이대로 A가 자기 감정을 외면한다면 마음이 구렁텅이에 빠질 것이다. A는 이 사건을 겪으면서 성장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아 또 다른 해석도 있구나.  그렇다면 나도 다르게 해석해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관점의 변환, 유연한 사고, 다양한 관점, 다차원적 사고이다.
원불교에서는 우주와 인간, 물질과 정신,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강조한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세명의 인물 중 다차원적 사고를 하지 않았을 때 가장 위험한 인물은 누구일까? 사실 전부 다 위험하지만 이 중 B에 관해서만 살펴보겠다.
매사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B는 A에게 들은 내용을 화해시킬 의도로 C에게 전달한다.
C가 긍정적인 해석을 할지는 미지수인데 B는 다들 자기처럼 생각할거라 속단하고 말이다. 최악의 경우 두 사이를 이간질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어느덧 A와 C가 합심해서 이간질한 B를 손절을 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늘 다차원적 사고를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말을 전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어리석은 행동임을 유념하고 살아야겠다.원불교는 불교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나 철학의 가르침도 포용하며, 이를 통해 보다 다차원적인 시각에서 인간의 삶과 사회를 이해하라고 이끈다. 이 경험을 통해 원불교도인으로서 폭넓은 시야로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8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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