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기억에 남는 영화, “땡큐, 아임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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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기억에 남는 영화, “땡큐, 아임 쏘리”
  • 한울안신문
  • 승인 2024.08.28 15:01
  • 호수 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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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자인 방학교당 교도

여주인공 사라와 아들 엘리어트, 남편 이렇게  셋이서 살고 있는 가정이 주 배경이다. 만삭이어서 곧 둘째 아이를 낳을 때가 가까운데도 다른 친구와 여행을 가겠다는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런데 그 다음날 아침, 남편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아이를 남기고 남편이 세상을 떠난 것과 사랑하는 아들이 세상을 떠난 것. 둘 중 어느 것이 더 마음 아플까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삶과 죽음의 무게를 느끼기에는 당장 닥친 현실적인 문제가 너무 무거워 헤매고 있을 무렵. 어린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를 따라가 헤어져 살아온 언니, 린다가 슬로탄이라는 개를 데리고 동생인 사라를 찾아오게 되면서 그동안 자매 사이에서 가라앉아 있던 엇갈리는 관계가 드러나게 된다.
혼자 남겨져 불쌍해서 버릴 수 없었던 아버지와 함께 살던 린다. 그녀는 아픈 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내고 나서는 외로움에 바람을 피우는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고 무조건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산부인과에 가느라고 연락이 되지 않았던 사라와 아버지를 찾아다니느라고 연락이 닿지 않았던 두 자매.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아이마저 없어진 줄 알고 놀라서 찾아다니는 사라와 아버지마저 잃는 줄 알고 놀라서 찾아다니는 린다. 그만큼 사람을 잃어본 아픔은 언제 겪어도 이길 수 없을 만큼 크다. 그 아픔을 풀어내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사람이 없어지는 것이 무서워 무조건 밀어내는 동생. 사람이 없어지는 것이 두려워 곁에 있는 사람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언니. 사랑은 하지만 이렇게도 사랑하는 방법은 다르다. 연락이 안되는 사라를 어린 시절에 자주 갔던 놀이터에서 찾아내  그렇게 싸우면서 터져나오는 말,
“왜 그때 나랑 같이 살지 않았어, 언니는 선택을 할 수 있었잖아. 나는 겨우 열 살이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난 언니가 보고 싶었다고.”
“난 혼자 남은 아버지가 불쌍해서 그랬다구.”
“이번에도 그래 . 아버지를 찾느라고 엘리어트는 팽개치고. 아버지는 성인이잖아. 이번에도 언니는 아버지한테 갔잖아. 나를 내버려두고”
그래 말은 해야 안다. 깊은 심연에 어떤 감정이 숨어 있는지, 무엇이 그 깊고 어두운 곳에서 가라앉아 있는지 끌어올려야 아는 것이다. 사라의 이 말. 그래 치고박고 싸우는 것도 때에 따라서는 필요하다. 싸울 때는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또한 위기를 겪을 때 안정을 주는 사람과 장소가 필요하다. 그건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어린 시절의 놀이터가 될 수도 있고 골방이 될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그런 사람이 있는지 그런 장소가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soul mate나 soul place가 있어야 위기에 처했을 때 위로를 받고 원래의 나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싸움 이후.
 우유부단하던 린다가 무조건적인 수용을 하던 남자친구를 단호하게 끊어내며 자신의 집에서 내보내는 것은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이리라.  까칠하고 퉁명스럽게 보이던 사라가 기실 분리불안과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서부터 비롯된 것임을 깨닫고 마음을 열어보이게 된 것일 테고. 아들의 죽음이 우선 큰 아픔이어서 며느리의 입장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가 수퍼비전을 받으며 참마음을 열어가는 헬렌이 진정한 상담가가 되어가는 것.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하는 말 “미안하구나.”
결국 관계를 맺고 이어가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을 읽어주고 자신의 들끓는 감정을 표현하고 그러한 과정을 서로가 지켜보며 성숙해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흘러서 ‘미안하구나’ ‘사랑한다’고 할 일이 아님을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느낀다. 지금 당장 해야 할 말을 하고 살자. 
‘Thank you’. ‘I’m sorry’ 라고.

 

 

8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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