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기도는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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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기도는 어떻게 할까
  • 한울안신문
  • 승인 2024.10.02 22:06
  • 호수 1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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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 신치중 강남교당 교도

지난 8월 19일 강남교당 법인기도식에 참석해서 지산 교감님의 법문을 받들었다. ‘기도를 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법문을 받들면서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지은 업이 있는데 원하고, 기도한다고 다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기도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해 보았다. 
지난 9월 5일은 내가 학생회 때 부교무님이셨던 이효원 교무님과 통화를 하면서 기도에 대한 얘기도 했다. 교무님이 당부하셨다. 
"기도는 허공같이 텅 빈 마음으로 해야 한다. 누구와도 상대심을 갖지 않고, 나를 낮추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우리는 시방일가 사생일신의 마음으로 대각여래위에 오를 수 있도록까지 세세생생 정진적공해야 한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상생선연으로 가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지?"   
9월 9일 어제는 장오성 교무님의 저서 ‘참 쉬운 깨달음의 길'을 읽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글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내가 매일 108배 참회정진을 하면서 느낀 마음에 너무 일치하는 말씀이었기 때문이었다.  
2009년은 나의 37년차 직장 생활로 최악이었다. 양지쪽의 폼 나는 보직으로 힘주면서 지내다가 직급에 맞지 않은 은행의 작으면서도 사업실적 최하위인 지점으로 발령받았다. 그 때의 충격이 대단히 컸다. 이런 마음을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다가 지난날을 참회하는 매일 108배 백일 참회정진 기도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108배가 천일, 삼천일, 13년을 이어서 할 수 있었다. 참회정진 기도를 하던 초기에 절실한 마음으로 원한 것은 부진한 사업실적을 정상화하는 것이었다. 그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온갖 정성을 다했다. 그러나 그 외 주변의 인연들이나, 사회 국가 세계에 대한 기도는 그야말로 건성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가면서 나의 발등의 불은 없어지고 그 자리에 주변의 인연들, 사회 국가의 발전, 세계의 평화, 원불교의 도운융창 등이 자리잡게 되었다. 108배를 하면서 느낀 점은 굳이 원하던 바를 액면 그대로 성취되는 것보다 마음으로 고민하고 걱정하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게 많았다. 
기도를 하면 다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물이 끓으려면 온도가 100도 이상이 되어야 한다. 80도에서는 물이 끓지 않는다. 우리가 아무리 기도를 하고 노력해도 이루어질 수 있을 정도에 도달해야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종사님은 정전, 불공하는 법에서 ‘수만 세상 또는 수천 세상을 힘써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하셨다.   
장오성 교무님 저서, ‘참 쉬운 깨달음의 길'에 나오는 글이다. 
열심히 기도하고 노력한다고 꼭 원하는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기도가 의미 없다는 뜻이 아니다. 원을 세우고 기도는 하되, 결과에 대한 불안한 기대를 접고, 진리의 의도에 내맡기고 편히 지내라는 말이다. 일정 부분 내 의지가 보태지는 면이 없지 않지만, 기도의 결과가 반드시 노력이나 물량 투입의 총량에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과도한 기대 없이, 양쪽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어떤 일이 일어나도 결과를 다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이며 참된 기도다. 참된 기도는 간절하되, 온전히 맡기며, 마음을 비워 결과를 받아들일 힘을 키우는 시간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온전히 받아들일 힘을 얻는 것 자체가 기도의 응답이며 위력이다.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요구하는, 소위 기복적 기도는 방편으로는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 ‘케세라세라’하고 진리에 툭 내맡기는 것이 좋은 기도다. 기복적 기도는 불안과 좌절과 탓과 자책을 가져다준다는 사실. 깨달아 수행하는 이에게도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인과작용에 의해 일어날 일은 다 오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나쁘다는 생각없이, 일체를 은혜로 보는 태도가 다를 뿐이다. 매 순간 딱 맞춘 가피를 받고 있으니, 진리품에 다 내맡기고 언제나 케세라세라!
나는 기도하면서 노력하면 분명히 해결되는 게 많음을 경험했다. 해결되는 방법은 원하던 바를 성취하는 방법, 그리고 설령 성취하지 못했더라도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얻는 것이었다. 그래서 장오성 교무님의 법문이 감동적이다. 
‘참된 기도는 간절하되, 온전히 맡기며, 마음을 비워 결과를 받아들일 힘을 키우는 시간이다.' 

 

10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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