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연 인천교당 교도
올해 여성회에서 시작한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젝트의 취지가 좋아서 참여하게 되었다. 하루에도 무심히 몇 번씩 열어보게 되는 냉장고가 어느 날 저에게 “주인님, 답답해요” 라고 식재료들이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이 메시지를 내 마음의 소리라고 생각하고 경기인천교구와 여성회의 주관으로 하는 냉장고 비우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장 보기전 필요한 식재료를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며 유무념 대조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실천수기가 최우수상을 받으니 동기부여도 되었다. 아주 더울 때 시작했었던 냉장고 비우기 프로젝트가 끝나가고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폭염이 한참이었어도 맛있게 먹을 가족들을 생각하며 요리를 했던 것 같다.
냉장고를 비우는 프로젝트로 시작을 했지만 비단 냉장고만 비워선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의 생활공간, 즉 집을 항상 깨끗이 하고 정돈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먹겠지, 언젠가 입겠지, 언젠가 쓰겠지 하면서 버리지 못하는 나의 물건들이 내 마음속의 탐진치 삼독심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매일 나오는 재활용품들, 금방 차버리는 쓰레기 봉투,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충동구매, 소비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시장을 가기전에, 마트에 가기전에, 장 볼 품목들을 메모해 놓고 가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수 있었다. 온라인 결제를 하는 순간 내가 구매하는 품목에 대해서 사용여부나 활용성에 조금이라도 확신이 안들면 결제를 미뤄두고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만 했다.
며칠이 지나고 결제를 미뤄 둔 사실을 깜빡하고 장바구니를 보고 “아~ 내게 필요하지 않았던 거구나”를 깨달았다.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나도록 구매하지 않은 품목에 대해서 제 생활에 불편함이 없으면 장바구니에서도 삭제를 해버렸다. 핸드폰의 사용하지 않는 앱을 삭제해서 용량 확보하기,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은 사람들 연락처 목록에서 삭제하기 등 일상생활에서 비워야 할 것들은 너무도 많았다. 어느 날 매일 하는 집 청소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며 햇빛드는 거실과 마음먹고 청소한 냉장고를 바라보니 나의 마음이 너무 평화로웠다. 깨끗해진 거실, 여유로운 냉장고 안을 보면서 제 마음이 허공같은 빈 마음, 적적성성 여여한 마음이 되었다. 그러면서 냉장고 = 나 자신의 공식이 성립되었다.
냉장고 안 재료를 활용하여 음식을 만들어서 냉장고를 깨끗이 하듯이 내 마음을 깨끗이 하기 위하여 삼학공부로 연결을 시켜봤다. 냉장고를 정리하여 여유의 공간을 만드는 일은 내 마음을 비우고 놓는 정신수양 공부, 장 보기 전 냉장고 속 재료를 확인해서 구매품목을 확인하여 필요한 식재료를 메모하는 일을 사리연구 공부, 온라인이나 마트, 시장가서 충동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식재료만 구입하는 일은 작업취사 공부로 연결이 되었다.
매일 일상적으로 요리를 하는 일에도 삼학공부가 연결이 되니 “아~ 이때가 공부의 찬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냉장고를 비우고 장을 보는 과정 하나에도 삼학공부가 적용되고 삼대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냉장고 비우기 프로젝트가 10월달로 마무리가 되어도 나는 이 프로젝트를 계속 할 것다. 왜냐하면 주부로서 우리 가족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고, 또한 나는 원불교 교도로서 더 성숙된 공부인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여성회에서 냉장고부처님불공하기 프로젝트를 기획, 공부기회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12월 6일 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