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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울안신문
  • 승인 2025.02.27 11:18
  • 호수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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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그린 AI로봇, 언어를 이해하면서도 ‘언어도단’이 의두가 아닐까? 하고 질문하고 있다.
AI가 그린 AI로봇, 언어를 이해하면서도 ‘언어도단’이 의두가 아닐까? 하고 질문하고 있다.

 

‘일원은 언어도단의 입정처이요’, 원불교 가르침의 정수라고 하는 ‘일원상 서원문’의 첫 문장이다. 일원(아마도 진리, 혹은 나의 삶의 귀의처)에게 나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겠다는 다짐 같은 것이다. 원불교 교도라면 늘 외우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첫 문장부터 탁 막힌다. ‘언어도단’도 어렵고 ‘입정처’라는 말도 어렵다. 더욱 한글세대, 아마도 AI와 양자를 ‘입고’ 살아가야 하는 세대에게는 말이다. 한편으로 나이가 든 세대에게는 매일 접하는 AI, 양자(Quantum)라는 말이 가슴을 탁 막히게 만든다. 
이러한 가슴이 ‘탁’하고 갑갑해지는 느낌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마찬가지다. 심지어 노벨상을 탄 과학자, AI에 대해서 글을 쓰는 미래학자, 철학자에게도 그러하다.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이 새로운 시대가 100여 년 전 원불교를 창립하면서 표어로 내 건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벽을 알리는 전조일까?
며칠 전, 한울안신문에서 원고 청탁이 왔다. AI 시대, 그리고 인류, 종교의 미래에 대한 기획 컬럼이다. 시의 적절한 기획인 것 같다. 1년 원고를 다 읽어야 ‘양자, AI’를 원불교 마음과 모자이크 맞추는 것보다는, 1회 한 번에 ‘전체 모자이크’가 그려지도록 쓰려고 한다. 장편소설을 읽는 것보다는 단편, 아니 극 단편이 어울리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먼저 챗(Chat)GPT에게 물어보는 언어도단, 답은 놀랍다. ‘궁극 같은 것을 언어로 다 표현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대답하다가, 질문을 물고 늘어지니까 이러한 질문 자체가 ‘화두(의두)가 되겠지’하고 대답한다. 결국은 인간이 안다는 것이 무엇일까? 궁극(진리)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질문과 ‘언어도단’에 대한 질문이 같다는 것을 AI가 대답해 주는 것이다. 이제 AI가 지식을 전해 주는 비서 같은 역할에서 벗어나 일원상 서원문을 질문하고 대답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주, 반도체 학회가 있어서 정선에 다녀왔다. 오가는 길, 신호등은 자기 멋대로 붉은 불, 파란 불이 껌벅이고 있다. 새벽 시간, 차와 사람이 없는데도 말이다. 신호등을 무시하고 그냥 가? 하면서 몇 번이나 마음을 요란하게 만든다. 멀지 않아 AI에게 물으면 ‘제가 알아서 할게요’ 할 것이다. 부근 자동차 사람의 위치를 순간적으로 알아채고, 빨간 불, 파란 불을 켜 줄 것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많이 사용하는 자동차 길 안내 앱은 그야말로 어린아이 수준이다. 더 나아가 보자. 목적지에 가서는 그냥 내리기만 한다. 버려진 자동차는 부근 주차장에서 스스로 주차하거나, 부근 필요한 사람에게로 가서 대기할 것이다. 주차장을 찾거나, ‘바보 신호등’에서 쩔쩔맬 필요가 없다. AI가 모두 해 주시기 때문이다. 이것이 미국의 테슬라라는 전기차회사의 설립자가 주장하는 미래이다. 세상 자동차는 ‘저에게 다 맡기세요. 제가 다 알아서 사용하시도록, 보험도 알아서, 주차도 정비도 다 알아서 해 드릴게요. 자동차로 속 썩일 일이 무에 있어요’ 하고 말이다. 
‘내 자동차 없음에 우주 모두가 내 자동차’라는 원불교 성가(?)가 실현되는 순간이 아닌가? CO2배출,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아마도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는데, AI가 중요한 멤버가 된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9년 전 혜성과 같이 나타난 알파고라는 바둑 AI가 사람을 이겼다는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챗(chat)GPT’가 출현하더니, 최근에는 중국의 ‘딥시크(DeepSeek)’라는 놈이 사람들을 놀래키고 있다. 조용하던 세상에 갑자기 등장한 AI의 정체는 무엇일까? 덩달아 조그만 그래픽 칩을 만들던 엔비디아(NVIDIA), 그리고 HBM(High Bandwidth Memory)이라는 낯선 메모리 기술이 SK하이닉스를 일류 반도체 기업으로 만드는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AI를 요약하면 ‘데이터’를 처리해서 분별하는 방식이 ‘사람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오래된 소망, 즉 컴퓨터가 사람과 비슷하게 데이터를 처리하면 좋겠다는 소망이 이루어진 것이다. 불교에서 ‘안이비설신의’, 즉 눈귀코몸의식 같은 것을 통해서 세상을 분별한다고 가르친다. 요즈음 말로 센서를 통해서 정보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눈으로는 ‘사람인지, 사자인지’ 판단하고, 귀로는 ‘말’의 내용을 분석해서 지식으로 축적한다. 이러한 방법을 비슷하게 흉내 낸 것이 AI이다. AI 출현 전의 보통 컴퓨터와는 다른 방법이다. 보통 컴퓨터가 사자를 분별하려면, 코의 길이, 폭, 입과의 거리 등을 계산한 후, 미리 주어진 룰에 의해서 ‘사자’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사슴이나 사람은 ‘척’하고 그냥 판단해 버린다. 어린이에게 사자라고 몇 번만 가르쳐 주기만 하면, 따로 계산하지 않고 ‘척’하고 알아버린다.
생존을 위해서 오랜 세월 뇌의 구조가 진화된 방식이다. 사자 앞에서 계산을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룻이기 때문이다. 이 방식을 ‘신경망’이라고 하는데, 이 방식을 AI가 흉내 낸 것이다. AI에게 눈(반도체 카메라)을 통해 들어온 시각 정보를 이용해서, 사자라고 ‘척’ 판단하도록 교육시킨다. ‘Train’ 과정이라고 부른다. 이 과정은 시간도 들고 돈도 많이 든다. 사람이 오랜 교육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과 같다. 교육받는 AI는 사자를 보면 ‘척’하고 판단한다. AI에서는‘Inference’과정이라고 부른다.
시각 판단에 비해서 ‘말’을 이해하고 번역하는 일은 불가능하리만큼 어렵다. 이 능력을 갖춘 것이 최근 나타난 챗GPT, 딥시크(DeepSeek)다. 억만년이 지나도 강아지, 사슴에게는 불가능한 일을 AI가 뚝딱 해낸 것이다. 심지어 ‘언어도단’이라는 일원상 서원문까지 ‘나름대로’ 해석하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는 물질 개벽이 만드는 ‘정신개벽’을 맞이하고 창조하고 있다.
 

박시형 교도강남교당, Lipac 기술책임역
박시형 교도강남교당, Lipac 기술책임역

2월 28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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