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특별 대담 왕산 성도종 종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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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주년 특별 대담 왕산 성도종 종법사
  • 한울안신문
  • 승인 2025.04.11 12:01
  • 호수 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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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공동체, 봉사하는 중앙총부, 교화하는 익산성지’
한울안신문 창간 30주년 특별 대담에서 왕산종법사는 ‘공부하는 공동체, 봉사하는 중앙총부, 교화하는 익산성지’로서의 ‘중앙총부의 역할 재각성’의 세 가지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교단 제4대 제1회 교정원 핵심가치인 ‘교법·변화·공동체’를 위한 ‘공의 수렴’과 ‘세상과 함께 하는 교단’ 등 실천과제를 주문했다. 이번 특별 대담에는 한울안신문 편집장을 역임한 강법진 교무가 함께 자리했다.

 

창간 30주년을 맞아, 그동안 한울안신문과 함께 해온 재가출가 교도님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 교도님들, 특히 한울안신문을 열독하시는 재가출가 교도님들께 항상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울안신문을 통해 원불교 교도로서 신심과 공부심이 더욱 깊어지고, 수도권의 교화 발전과 원불교 교단 미래에 크게 기여하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원기95년(2010) 당시 서울교구장으로 부임하셨는데요, 한울안신문 30년 역사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텐데요.
“제가 부임할 때가 벌써 15년 전이네요(웃음). 실은 한울안신문 창간을 주도하셨던 경산상사님께서 사무장을 하실 때 제가 사무국에서 몇 년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향타원 박은국 교구장님 지도를 받고 경산사무장님께서 발의를 하셔서 16절지(19.5×27㎝) 4면에 <서울교구>라는 제목의 소식지를 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뒤에 경산상사님께서 서울교구장으로 부임(원기 80년)하셔서 한울안신문을 창간하신 거죠. 그 시절은 우리가 소식을 전할 수 있는 매체가 유선전화 아니면, 종이신문 밖에 없을 때입니다. 그래서 (한울안신문이) 매우 절실하게 요청됐고, 아주 중심적인 매체였습니다. 제가 부임할 때도, 매주 발행되는 한울안신문이 서울교구와 경기인천교구 교도님들에게 아주 중요한 (언론) 매체로 역할을 담당했어요.”
왕산종법사는 서울교구장 부임 당시, 매체 환경이 서서히 변해가는 시점이어서 한울안신문의 변모를 구상했었다는 말을 이었다.
“한울안신문 초기는 교도님들의 신앙·수행의 좋은 사례들, 체험, 이런 것을 함께 나누고 신심과 공부심을 진작시키는 것이 중심이었습니다. 서울과 경기지역 교당 활동 상황을 전하는 역할이 중심이었죠. 제가 재임하는 기간은 (매체) 환경이 서서히 변해가는 시점이어서 (한울안신문의) 변모를 구상했었어요. 어느 정도 인프라를 활용해서 지하철역 등 서울 시내 곳곳의 불특정 다수에게 무가지로 배포할 수 있는, 원불교의 보편적 교화 매체로 발전시키기 위한 구상이었죠. 예산이나 배포 규모가 너무 커져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어요. 앞으로 이런 진취적인 생각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시 서울교구 교구장으로 첫 상임위원회에 참석(원기95년 2월 3일)하시면서 ‘구성원들의 공의를 충분히 수렴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공의 수렴’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이나 핵심이 있다면.
“종교가는 의사나 정책 결정에 있어 한 사람의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해도,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합력을 통해 운영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사실 일반 세상은 여러 가지 법적 규제나 통제 수단이 있고, 그걸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있죠. 하지만 종교가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헌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조직을 이끌어가는 게 조직운영의 다른 점입니다. 때문에,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헌신이 전제되지 않는 정책수립과 추진은 사실상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는 게 제 평소 소신이에요. 이런 점에서 ‘공의 수렴’은 더더욱 중요한 것이죠. 구성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다수의 의사를 잘 수렴해서 교화정책에 반영해야 합니다. 종교가의 어떤 조직이든 이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단 제4대 첫 교정팀이 ‘교법·변화·공동체’를 핵심가치로 교정 활동을 본격화했습니다. 종법사님께서 ‘총부의 역할 재각성’을 강조하셨는데 어떤 의미인지요.
“중앙총부는 크게 보면 교단 행정부의 중심으로써의 역할과 원불교 100년 역사의 현장인 성지로서 기능이 있습니다. 재가출가 교도뿐만 아니라, 지역민과 우리 국민에게 이 두 가지 기능이 잘 살아날 수 있도록, 중앙총부가 역할을 해야 하죠. 이런 측면에서 세 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공부하는 낙원도량’이 되어야 합니다. 교도들이나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정말 이상적인 삶을 사는 공동체의 모습이 유지되어야 해요. 그것은 결국 공부하는 공동체이어야 하는 것이죠. 공부하는 낙원세상이 중앙총부에서 펼쳐져야 합니다. 또 하나는 ‘봉사하는 중앙총부’가 돼야 합니다. 교단 행정부의 중심 역할은 교화 현장을 위한 서비스와 봉사입니다. 중앙총부가 교화 현장을 위해 봉사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또 한 측면은 성지로서의 기능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일 것 같습니다.
“결국 ‘교화하는 익산성지’가 되어야 합니다. 익산성지를 다녀가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발심이 나게 하고, 신앙심을 키우는 곳이 돼서 (교화) 성과로 이어져야 하죠. 이렇게 중앙총부가 ‘공부하는 낙원도량, 봉사하는 중앙총부, 교화하는 익산성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교단은 세상과 따로 갈 수 없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세상과 함께 하는 교단’을 위해 어떤 실천이 있어야 하는지 새겨주신다면. 
“더 적극적으로 말하면 원불교가 세상을 위해서 존재해야 합니다. 사회를 위해서 존재하고, 세상에 기여하며 도움을 주는 교단이 될 때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원불교를 개교하신 본의에 접근하는 거예요. 내가 만나는 모든 인연과 우리가 접하고 있는 사회와 세상을 향해서 법열·기쁨·은혜를 함께 나누는 일, 크게 보면 이것이 교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재가출가를 떠나 우리 모두는 공부인임과 동시에 교화자 입니다. 우리가 이런 사명과 자세로 임할 때 이 세상에 원불교가 존재하는 가치를 다한다고 할 수 있어요.”

서울교구는 청소년교화를 중점 정책으로 추진한다는 의지를 모으고 있습니다. 청(소)년 세대 교화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요. 
“기성세대의 청소년 시절은 지금보다 생활이 불편하고 가난하긴 했어도, 그 가운데 꿈과 희망이 있었어요. 미래를 상상하고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았죠. 지금은 어려서부터 학업 경쟁에 내몰리고, 특히 청년세대들은 힘들게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려고 해도 길이 막막하다보니 불안과 절망감이 큽니다. 그런 면에서 종교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살려주고, 긴 안목으로 함께하는 교화를 설계해야 합니다. 젊은 세대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다가갈 수 있다면 청소년교화에 힘이 실리지 않을까요.”
통계청의 최근 발표(2024년 국내인구이동통계결과)에 의하면, 전체인구 중 서울·경기·인천지역에 51%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은 교화의 주요한 키워드입니다. 결국, 이 시대 교화는 어떤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참 어려운 일이죠. 우리 사회가 농경시대에서 산업화를 거쳐 AI 시대까지 변화하면서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특히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고 있어요. 반면, 우리는 아무래도 호남지방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 교당이 다 있죠. 그 기반에 의해서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에 의해 수도권 교화가 이루어졌는데, 지금은 도시화의 가속도만큼 (교화력이) 따라가지 못한 것이 사실이에요.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지만, 지금부터라도 수도권에 교화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적은 수라 해도 지방의 교화 인프라와 교도님들을 도외시할 수 없는 것도 현실입니다. 결국 제한된 인력과 자원으로 집중해야 하기에, 방향은 그렇게 (수도권 교화로) 가야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신년법문을 새기면서 저 스스로 ‘하나가 되었는가’를 묻게 됩니다. 어떻게 하나 된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 말씀해주신다면.
“우리가 진리를 깨닫는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 진리의 실체가 어떤 모습일까, 그 답을 저는 ‘하나’라고 봤어요. 일원상 진리 그 자체를, 쉬운 말로 바꾸면 ‘하나의 진리’입니다. 나부터 하나가 되어야 하고, 나와 너, 우리가, 이 우주와 하나 되는 것이 일원상 진리와 하나 되는 것이죠. 이러한 믿음을 쉬지 않고 끊임없이 확인하고 확인하는 게 신앙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것이 자기 내적의 신앙과정이라고 본다면, 그 결과 내가 어떻게 세상을 향해서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되죠. 하나의 진리를 아는 만큼 감사하게 되고, 감사하니까 보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린 결국 공부가 됐든, 신앙이 됐든, 우리 삶의 현장에서 하나의 진리를 깨닫고, 하나를 깨달은 이상 우리가 모두 함께 감사하고 은혜 충만한 삶을 누려야 된다는 결론에 도달해서 ‘마음을 하나로 세상을 은혜로(취임법문)’라고 했어요. 이를 다시 ‘우리 모두 하나되어 감사하고 보은하자(신년법문)’고 되풀이한 거죠. 우리뿐만 아니고 모든 종교인들이 지향하는 길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성불제중 제생의세 라고도 할 수 있고, 또는 믿음·소망·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근본적으로는 다 맥이 통하는 말씀입니다.” 

 

힘들고 지치실 때 애창하는 성가가 궁금합니다. 
“제가 늦게 무거운 책임을 맡고 보니, 대중 접견하고 손님 맞이하는 일이 에너지가 상당히 필요해요. (심신을) 잘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성가는 예전에는 잘 불렀는데 지금은 혼자 속으로만 불러요(웃음). 옛날에는 ‘우리님 대자 대비(159장)’, ‘둥그신 임의 광명(134장)’ 성가들을 불렀죠. 지금은 마음속으로 ‘저희들이 이 불사로(102장)’를 부르게 돼요. 젊었을 때 이 곡을 합창하면서 ‘우리 공부인들이 이런 마음으로 일생을 살아야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가사는 불교의 회향문을 그대로 번역한 것인데, 짧은 곡이지만 아주 멋진 곡이에요. 그 악성을 살려서 표현하고 싶은데, 성가를 부를 기회가 안 오네요(웃음).”
특별 대담 말미, 왕산종법사의 당부를 새긴다. “자신의 신앙 수행 체험에서 나오는 진정성 있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다. 그렇게 우리의 삶에 법열이 흘러넘쳐야 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법열 가득한 삶을 살고 있으면, 거기에서부터 교화는 시작된다.”  

 

 

대담 강법진·이여원  |  정리 김혜원  |  사진 봉수진  |  편집 김주희

4월 11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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