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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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 이야기
  • 한울안신문
  • 승인 2025.07.16 13:57
  • 호수 1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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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 17장 우리는 대종사님 혜명의 등불
성가 28장 구름이 가리어도

원불교 성가에 교단을 대표하는 교가가 있거나, 교리나 단체를 주제로 하는 성가가 있고 그들 중 전무출신을 비롯해 전 교역자를 대표하는 ‘교역자의 노래’가 있는 것도 그와 비슷한 맥락에서일 것이다. 등불, 일꾼, 사도... 이 단어들이 일상적으로 상징하는 바가 이 성가가 추구하는 의미일 것이기에 필자 또한 이 성가를 씩씩하게 부르면서 다짐하고 서원했었다.
교역자(敎役者)는 보통 종교의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원불교에서는 교무, 교도 대표, 단장, 중앙 등을 일컫는다. 전무출신도 그 범주에 속하는 출가교역자를 이르는 말이니 이 성가는 대부분의 출재가들이 부를 수 있는 성가이다.
그러니 ‘혜명의 등불’이고 ‘앞장선 일꾼’이고 ‘광명의 사도’이다. 필자는 성가 17장 가사 중에서도 ‘어디라 보살들의 일터 아니며’라는 구절을 좋아한다. 내가 선 곳, 내가 하는 일이 그 엄청난 사명과 서원을 이뤄가는 일이라는 자부심이 있었기에.

 

  성가 17장은 이공전 교무 작사 김동진 선생 작곡으로, 가창상 어려운 점은 거의 없으나 붓점음표가 많으므로 그 리듬 표현에 유의하면서 가사의 뜻에 맞춰 행진곡 풍으로 활기차게 부르면 이 성가의 의미가 잘 살아나리라 생각된다.

성가 28장은 필자가 어린 시절에도, 또 출가하여 교역 생활을 하던 중에도 출가재가를 막론하고 부동의 인기 1위였다. 대중이 매우 사랑하고 애창하는 성가였다.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는 가사와 미려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구성되어 있어 이 성가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마음 깊은 어딘가에서 형용 못할 그리움 같은 게 솟구쳤다. 그러나 이 성가는 일부 출가교역자들에게는 무언의 금지곡이었다. 
원기53년(1698) 제정 당시에는 ‘모원회가’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모원회(慕源會)는 출가 생활 중 어떠한 사정으로 출가를 중단한 이들을 교단의 소중한 자원으로 끌어안으려는 성자의 따뜻한 배려였다. 정산종사는 이들을 대상으로 모원회를 조직하라(경륜편 30장) 하셨다.
그래서 이 성가의 가사는 마음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월조도 남쪽가지 골라 앉아 운다거든’ 등의 일부 가사는 중국의 고시조(‘정언묘선’의 고시 19수 중 제1구 ‘越鳥巢南枝’)에서 인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단 역사에서 모원회가 조직된 적이 없고 그래서 모원회 회원도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이 성가는 존재해서는 안되었지만 의미적으로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래서 원기84년(2000)의 성가 편수 때 부제만 삭제하고 성가는 유지하는 것으로 논의되었다. 제한 조건이 사라진 것이다. 
필자의 견해로 이 성가는 원불교 전체 성가 중 가장 수작(秀作)에 속하는 몇 곡 중 하나이다. 빛을 잃지 않게 되었음이 매우 다행이다. 이 성가는 이공전 교무가 작사하고 김대현 선생이 작곡하였다. 매우 아름다운 선율로 가창에 전혀 문제가 없고 가사의 감성을 잘 살린 명작이라 할 수 있다.

성가의 역사 ➅
원불교 성가는 원기53년(1968) 제정 당시부터 새 회상 등 11부 편제로 구성되었다. 세계 종교 역사상 성가곡을 내용에 따라 분류한 것은 원불교가 최초이며, 그로 인해 성가의 성격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음 또한 원불교 성가만의 우수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원기75년(1990)에 제정된 36곡의 성가는 제 12부 ‘교화’편으로 편제되었다.
이전에 제정된 126곡의 성가는 모두 부제가 달려있어 그 용도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으나, 75년에 제정된 36곡의 성가는 11곡만 부제가 첨부되어 있다. 그런 관계로 일부 몇 곡은 그 용도가 분명치 아니하여 혼란을 초래하는 면이 있다. 공모된 가사의 원문을 수정하여 수용하거나, 편집하고 윤문한 가사는 그것만으로는 작가의 본의를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래서 용도까지도 불분명해진 것이다.
원기84년(1999)에 제작된 자문판 성가도 38곡 중 10곡만 부제가 첨부되어 있다. 물론 제12부 ‘교화’편의 36곡 성가나, 이 ‘자문판’ 성가나 대개는 가사 내용으로 그 용도를 짐작할 수 있지만 몇몇 곡은 파악이 어려운 부분이 있으므로, 앞으로 진행될 성가 편수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잘 수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은 강산 김승원 정사님께서 열반 전 보내주신 원고입니다. 투병 중이심에도 여여하신 마음으로 올해 원고를 모두 마무리해주신 故 강산 정사님. 마음 깊이 추모합니다.

7월 18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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