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마땅히 진공(眞空)으로 체를 삼고 묘유(妙有)로 용을 삼아
밖으로 천만 경계를 대하되 부동함은 태산과 같이 하고,
안으로 마음을 지키되 청정함은 허공과 같이 하여
동(動)하여도 동하는 바가 없고 정(靜)하여도 정하는 바가 없이
그 마음을 작용하라.
-『정전』「무시선법」
【풀이】
∙마음이 원래 텅 비어 있으면서도 묘하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성품도 그렇다. 모든 존재들의 본질도 마찬가지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이다.
마음을 어설프게 비우거나 어설프게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 자리를 알고 시작하면 좋지만 몰라도 이 공부를 해야 한다.
∙내 마음을 작용하게 하는 모든 것들이 ‘경계’이다.
‘나’와 ‘너’, ‘안’과 ‘밖’을 구분 짓는 것이 ‘경계’이다.
∙천 가지 만 가지 경계에, 온갖 상황에도 흔들리지 말라는 말씀이다.
태산같이 꿈쩍도 않고 움직이지 말고, 마음도 허공과 같이 지키라는 말씀이다.
∙‘동(動)’과 ‘정(靜)’의 분별과 경계를 녹여버려야 한다. 동(動)해도 정(靜)에 바탕해야 하고, 정(靜)해도 동(動)과 동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바쁘게 활동해도 일 없을 때의 심경으로 할 수 있어야 하고, 일이 없을 때는 일이 있을 때를 준비해야 한다.
∙동정이 서로를 떠나지 않아야 한다. ‘동정간불리선(動靜間不離禪)’이라고도 한다. 이건 새로운 차원의 삶이 열리는 소식이다.
【마음편지-마음 산, 마음 허공】
비난의 화살이 가슴에 꽂힙니다.
걸음걸음 가시가 발바닥에 박힙니다.
말문이 막히는 억울함에 가슴 터집니다.
믿었던 사람이 등을 돌리고,
사랑은 떠나갑니다.
가야 할 길은 너무 아득하죠,
살아야 할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천만 경계가 나를 막아섭니다.
절망하라고 합니다.
…
…
그래도 끄덕하지 않아야
내 마음에
큰 산 하나 모시고 사는 것이죠.
그래도 힘들면
마음 허공 모셔야죠.
쓰러뜨릴 수도 없고
상처 낼 수도 없는,
절망도 그냥 삼켜버리는 마음 허공.
【마음편지-태산과 허공 사이】
마음 태산도 버겁고
마음 허공도 어렵다면
이건 어떨까요?
마음 갈대.
불어오는 바람엔 누웠다가
바람이 지나가면 다시 일어서는.
뭐라 하지도 않고
언제 그랬냐는 듯 무심히 일어서는.
바람도 어쩌지 못하고
흔들다 지쳐서 떠나버리고 마는.
가만히 있어도 아름답고
흔들려도 아름다운.
그런 갈대로 서 있어도
괜찮을 듯싶습니다.
최정풍 교무(소태산 마음학교, 원남교당)
8월 8일 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