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마음의 힘, 마음의 자유, 소태산의 세계로 초대하다
상태바
쉼, 마음의 힘, 마음의 자유, 소태산의 세계로 초대하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25.11.05 13:01
  • 호수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묘전 교도 부회장

“원불교는 ‘교리’라는 엄청난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원불교적 차별성을 가지려면 원불교 핵심 ‘교리’가 ‘자연스럽게’ 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은 한 사람의 품격이자 마음이다. 그 마음, 얼마나 간절했을까.

올해 4월 그는 원불교 소개 소책자, 브로슈어 제작에 참여했다. 간결한 문장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원불교의 핵심 교리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한 시도였다. 교당을 찾는 이들에게 이 책은 ‘교리로 건네는 환영 인사’이자, 원불교를 알리는 ‘마음의 초대장’이다. 위묘전 교도 부회장(원남교당)과의 인터뷰, 그와의 대화를 ‘함께’ 그리고 ‘충분히’ 나누고픈 마음이다.

위묘전 교도 부회장 
원남교당

원불교 소개 소책자의 구성이나 디자인이 남다릅니다. 어떤 기획 의도가 담겨있을까요.

“원남교당은 故 신타원 김혜성 원정사의 원력과 교도님들의 정성이 모여 오랜 기다림 끝에 봉불식을 마쳤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조민석 님의 설계로,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종교 건축물입니다. 덕분에 영적 휴식이나 건축 탐방을 위해 교당을 찾는 분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공간 자체만으로도 원불교 정신이 전해지겠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원불교의 가르침을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원불교 소개 소책자, 브로슈어였습니다.”

 

사실 종교 안내 책자는 교도(신자)가 아니라면 쉽게 손이 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짧고 간결한 글,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이미지를 통해 마음의 문을 노크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저는 2006년 러시아에서 연수를 받던 시기에 모스크바교당에서 입교했습니다. 해외 교당 교무님들이 현지인을 대상으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교리’ 설명에 애쓰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 중요성을 실감했습니다. 그래서 원남교당을 방문하는 많은 비교도분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고 더 느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원남교당 모경희 교감님과 오상돈 교도회장님께서 제 의견에 귀 기울여 주시고, 흔쾌히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이 작은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원불교 소개 책자 브로슈어는 현대인들의 삶에
마음의 쉼을 건네는 깊고 깊은 법문이다.

 

부담 없이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자연스럽게 원불교를 알게 되는 내용 구성이 좋습니다.

“텍스트를 간결하게 하면서도, 순서를 잡아 원불교를 전반적으로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종교가 왜 필요한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어떤 종교를 선택해야 하는가’로 이어지고, 소태산 대종사님의 깨달음의 순간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원불교 신앙의 대상과 방법, 사은사요, 수행법, 좌선법과 무시선법, 일상수행의 요법, 표어와 4대강령 등으로 전개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소태산 대종사님과 오늘의 원불교를 담아,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페이지마다 한 장의 엽서가 되는 디자인이 특별합니다.

“이 자료집이 대중에게 호응을 얻은 데는 디자인을 맡은 유종훈 교도의 역할이 컸습니다. 촉망받는 젊은 디자이너인 그는 ‘책장을 닫고 싶지 않게 만드는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 말 그대로,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는 이미지가 탄생했습니다.”

 

원불교 핵심 교리를 대중적인 언어로 편안하게 전달하고 있는 점도 놀랍습니다.

“본문은 누구나 읽기 쉬운 문체로 풀되, 정전과 대종경의 핵심 법문도 그대로 실었습니다. 법문 말씀은 그 자체로 힘을 갖습니다. 일단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면, 일반인에게 자연스럽게 교법의 정수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원기109년(2024) 9월에 초판 1천 부를 인쇄해 원남교당에서 무료로 배포했는데, 8개월여 만에 소진될 정도로 반응이 괜찮았습니다. 다른 교당에서도 간혹 필요한 곳이 생겨서, 올해 4월에 3천 부를 추가 인쇄하면서, 일부는 판매(2천원)도 하게 됐습니다. 이를 위해 원불교출판사가 발간인이 되어 판권을 취득했고, 원남교당은 기획자로 정리됐습니다. 원불교출판사 서점에서 꾸준히 판매되고 있어 기획자로서 뿌듯합니다.”

수교 전 러시아어학과에 진학한 유학 1세대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에서 한국문화원장으로 활동하셨습니다. 모스크바교당에 입교했을 당시, 마음공부를 접하며 느낀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19세기 러시아 문학은 사람의 심리 묘사가 탁월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사람 마음의 심연을 몇 페이지에 걸쳐 파헤치곤 하죠. 그런 문학을 전공했던 영향도 있겠지만, 원불교를 만나기 전까지 ‘진리’는 손에 잡히지 않는 무엇, 긴 방황과 끝없는 수행 과정에서 순간순간 맛볼 수 있는 그 무엇이겠거니 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모스크바교당을 다니면서 전도연 교무님을 통해 알게 된 원불교 교리는 매우 현실적이고 논리적이었습니다. 법회에 출석하면서 진리는 먼 곳에 있지 않고, 이미 내 일상 속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알게 돼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무엇이 옳은지,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할 때, 원불교의 기준은 의외로 명확합니다. 이 전에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주로 ‘처세’와 ‘생존’을 위해 사용하던 마음을 ‘마음공부’로 전환하는 큰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러시아의 젊은 세대가 원불교를 ‘마음공부’의 종교로 받아들였다고 하셨습니다. 이 경험이 한국 교화에 어떤 시사점을 준다고 보시는지요. 문화외교 현장에서 체득한 삶의 경험과 어떤 접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러시아 젊은이들에게 원불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동양의 종교입니다. 잘 모르는 종교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 종교의 가르침을 통해 현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학업으로 힘든 학생들에게는 공부하는 법, 친구와 다투어 힘든 이에게는 관계를 잘 맺는 법, 우울감에 지친 이에게는 ‘세상의 은혜’를 발견하는 법…. 이런 고민과 어려움에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부터 교화가 시작됩니다. 당시 교무님들이 강조하셨던 교화의 출발 지점도 이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종교 탐색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한국문화원장으로 활동하며 이 흐름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국내외 모두 문화가 삶과 교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만큼, 원불교 교리와 문화를 접목한 지속 가능한 교화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종교들에 비해 원불교는 아직 규모는 작지만, ‘교리’라는 엄청난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원불교적 차별성을 가지려면 원불교 핵심 교리가 ‘자연스럽게’ 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가 종교를 멀리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원불교의 ‘마음공부’가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요.

“요즘 젊은 세대가 종교를 멀리하는 이유는 ‘신앙’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기존 종교 질서와 문화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불교 ‘마음공부’는 젊은 세대가 스스로의 내면을 탐색하고, 진정한 자기실현과 공동체적 가치를 발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청년들이 출입문을 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청년들의 고민을 함께 나눌 공간, 넘치는 ‘공익심’을 펼칠 무대가 다양하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청년들이 자기 자신과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교리를 체득하고, 마음공부의 성과를 나누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연계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많은 청년들이 마음을 의지할 건강한 오프라인 공간을 찾고 있습니다.”

 

원불교 신앙이 ‘생활 속의 수행’이라는 점에서, 재가교역자로서 앞으로의 서원이 있다면.

“‘일과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하셨던 교무님 말씀대로 무슨 일을 하든 일과를 지키는 공부인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부족하지만 재가교역자로서 하고 싶은 일이 많습니다. 지금은 교당에서 신입 교도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법회에 처음 오시는 분들을 환영하고, 새로 입교한 분들과 단 활동도 진행합니다. 주 대상이 비교도로, 교당에서 ‘반나절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년 11월에 시작해 올해 ‘쉼과 명상’을 주제로 4회 진행했습니다. 행사 준비는 교도님들이 중심이 되어 특히 신입 교도들과 협력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비교도 100여 명이 참여했고, 이를 통해 3~4명이 입교하고, 휴면 교도 몇 분도 다시 법회에 출석하십니다.”

 

단위 교당에서 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반나절 스테이’의 성공 사례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많은 분이 교당에서 마음의 쉼을 얻고 원불교에 호감을 갖게 되면 좋겠습니다. 앞에 소개한 브로슈어 영문판 출간, 원불교 소개 쇼츠 콘텐츠 제작, 원불교 굿즈 제작 등도 해보고 싶습니다. 이런 일들은 재외 한국문화원장으로 재직할 때 한국 문화를 소개하며 해봤던 일이어서 더 애정이 갑니다. 재가 교역자의 시선에서 만들면 ‘더 대중적이고, 더 파격적’으로(웃음)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진리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일상에서 작동하고 있다.” 첫발을 들였던 모스크바교당 교무에게서 들은 이 말의 짙은 여운 때문일까. 그에게 신앙은 머리로 아는 진리가 아닌, 삶으로 증명해야 할 공부다. 마음을 살리는 ‘마음공부’와 ‘처처불상’의 교리가 보편적 진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무대가 ‘교당’이기를, 그렇게 그는 교당이 ‘삶’과 ‘마음’이 만나는 공간이기를 바란다.

그 공간, 원남교당에서 피어난 이 한 권의 책은, 현대인들의 삶에 마음의 쉼을 건네는 깊고 깊은 법문이다.

이여원 편집장

 

11월 7일 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