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가 자유롭게 하리라, 삼학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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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가 자유롭게 하리라, 삼학 2 
  • 한울안신문
  • 승인 2025.12.31 14:44
  • 호수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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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AI시대의 관점에서 일원상 서원문을 해석한 본 컬럼을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부제로 갈무리한다. 기독교에서 많이 사용되는 문구를 인용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비관적이게도 ‘어떤 가르침도 나를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종교가, 철학자 등 수 많은 주위 사람들 중에 진실로 원만하게 자유로운 사람을 만나 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아직도 교세가 작은 원불교의 일원상 서원문의 삼학, 즉 세 가지 공부법 외에는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원만한 지침이 없다는 일말의 희망 같은 것을 발견한다. 
마치 삼각발이 구조물이 가장 안정적인 기초를 잡아 주듯이, 세 가지 공부법이 원불교 가르침의 중심을 이룬다. 첫째는 나의 몸과 마음을 원만하게 수호하고 둘째는 사리를 원만하게 알고, 셋째는 몸과 마음을 원만하게 사용하는 공부를 지성으로 하는 것이다. 첫째 몸과 마음을 원만하게 수호하는 것의 기본은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면’ 나의 내면에 갈무리된 일원을 만나고 이 일원이 우주 전체의 만물의 본성과 같은 것이라는 실감을 하는 것이다. 실감은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선 같은 것을 통해서 몸과 머리의 일체감을 통해야 한다는 점을 지난 칼럼에서 설명했다. 
둘째, 사리를 원만하게 아는 공부를 지성으로 하는 것이다. 동양에서 오랫동안 사용된 사리라는 테제, 즉 밖으로 나타나는 것과 그 안에 존재하는 원리를 아는 공부를 말한다. 공자가 논어에서 ‘본질을 공부하지 않는 생각이나 믿음은 위험하다(思而不學則殆)’ 라고 말한 것도 통한다. 아무리 그럴듯한 가르침도 존재의 원리와 나타나는 형상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 없이는 폭력을 부르고 허망한 도그마에 빠질 뿐이라는 가르침이다. 
셋째 심신을 원만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우리는 매 순간 외부와 접촉한다. 공부도 해야 하고, 가족과 직장 동료와 만나야 하고, 또 돈도 벌어야 한다. 매 순간 스트레스가 걸리는 삶이 대부분이다. 아무리 삼학의 마음공부, 사리공부를 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실망할 때도 있다. 차라리 어느 산사에 숨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바로 여기가 원불교의 핵심 가르침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스트레스가 걸리는 실생활 현장이 바로 몸과 마음을 원만하게 사용하는 공부를 하는 학교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실생활에서 맞닥거리는 여러 스트레스가 바로 학교 도서관의 풍부한 책이다. 정성을 다해서 공부해야 하는 공부거리 라는 뜻이다. 거기가 바로 삼학을 실천하는 곳이다.
하루를 지내고 나서, 다시 첫 삼학, 심신을 수호하는 공부를 한다. 필자에게는 ‘선’이 좋고 또 화장실 갈 때나, 엘리베이터 기다릴 때, 그리고 지하철역으로 걸어갈 때, 몸을 움직인다. 몸의 동작에서 근육과 뼈 사이의 접합 부분의 오묘한 작용을 느낀다. 운전 중에도 자주, 배 아래를 ‘척’하고 잡아 주는 무엇, 아주 자주 거기서 올라오는 빛을 느낀다. 
사리연구 역시 매 순간이 사리연구의 현장이다. 필자는 일생 동안 반도체의 전자 움직임의 본질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연구 교육에 종사했다. 트랜지스터가 됐던, 바이오 센서가 됐던 거기에는 오묘한 전자의 움직임이 있고, 그 움직임이 양자역학, 그리고 양자 얽힘과 관련되어 있다. 작은 트랜지스터의 안에서도 우주의 본질이 들어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살았다. 이러한 필자의 기술, 학문적 태도가 원불교 삼학의  ‘사리 연구’와 맞아떨어졌다. 
바로 일상에서 원만하게 심신을 사용하는 공부거리인 것이다. 특히 주위 사람이 나를 힘들게 할 때, 더욱 그러하다. 남이 나를 힘들게 할 때, 거꾸로 내가 남을 힘들게 할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원만의 극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빠지기 쉬운 자기 연민의 늪에서 탈출하게 됐다. 
이렇게 삼학을 매번 돌고 돌며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자기가 변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주위 사람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무아), 그리고 나를 힘들게 하는 타인의 어깨 위의 햇볕이 연인의 그것만큼이나 사랑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사랑). 이것이 ‘진급’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진리에서 자유를 얻는 것은 어디 가서 따는 열매가 아니다. 매 순간 삶의 현장에서 삼학을 통해서 꾸준히 돌고 도는 공부를 하는 것, 이 자체가 진리이고 나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원불교 삼학의 공부법이고, 어느 가르침도 흉내 낼 수 없는 ‘활기차고 자유로움’을 주는 공부법인 것이다.

박시형 교도
Lipac최고 기술책임역, 강남교당

원기111년 1월 2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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