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구조와 죽음
상태바
세상의 구조와 죽음
  • 한울안신문
  • 승인 2026.08.18 15:20
  • 호수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관점에서
이 순간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닫게 된다
이원선 교도
금빛한의원장, 안암교당

세상은 여러 관점에서 나누어 볼 수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구조는 이 세상과 저세상이 무한고리(∞)로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 세상과 저세상을 반복해서 왕래하는 것을 윤회라 한다. 따라서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미 저세상을 경험했으며, 다시 이 세상에서 죽음이라는 현상을 통해 사라지면 저세상에서는 새로운 삶으로 태어나게 된다.
이처럼 이 세상과 저세상을 반복해서 왕래하는 가운데 한곳에서 쌓은 원인에 따라 진급하거나 추락하는 것을 크게 여섯 단계로 구분한 것이 육도윤회다. 결국 무한고리의 굴레처럼 반복되는 윤회를 종식하고 세상을 초월해 진리계에 합하여 대자유를 누리는 것이 모든 종교 가르침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무한고리의 중간점은 이 세상과 저세상을 넘나드는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이 세상을 기준으로 보면 죽음이지만, 저세상을 기준으로 보면 탄생이다. 결국 생과 사는 하나의 점에서 만난다. 이 세상에서도 어디에 어떤 상태로 태어나는지가 삶의 중요한 출발점이듯, 죽음 역시 저세상에서의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그렇기에 죽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순간이자 새로운 출발의 중요한 기회다. 평생을 잘못 살아온 사람이라도 마지막 순간 마음을 돌려 의로운 선택을 한다면 그 마음이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사형수에게 천국을 약속한 이야기도 이러한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죽음의 가치를 극단적 선택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삶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스스로 생명을 끊는 것이 주인된 선택이 될 수는 없다. 극단적 선택의 배경에는 현실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나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등이 자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생명이 지닌 가치와 의미를 깨닫도록 돕는 일이다.
한편 현대 물리학에서는 우리가 감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물질세계가 우주의 약 4%에 불과하고, 나머지 96%를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로 설명한다. 이를 이 세상과 저세상의 관계에 비유해 보면 약 1대 24의 비율이 된다. 이생의 삶을 100년으로 본다면 저생은 약 2400년에 해당한다는 계산이다. 물론 이는 물리학적 사실을 그대로 적용한 수치라기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를 생각해 보기 위한 비유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관점에서 삶을 바라볼 때, 지금 이 순간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새롭게 깨닫게 된다.
8월 21일 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