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 평화기도회 “평화가 올 때까지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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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리 평화기도회 “평화가 올 때까지 투쟁”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21.05.30 02:47
  • 호수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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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소성리 평화기도회 다녀오며

 

지난 4월 28일 국방부가 성주 소성리 불법사드 기지에 사드장비 차량을 들여보낸 이후, 소성리는 매주 두 차례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소성리는 현재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수요평화행동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불교 열린날인 4월 28일, 그날 국방부와 경찰은 주민들을 과잉진압함과 동시에 이례없는 종교행사 탄압과 의식을 진행 중인 성직자 진압과정을 보여 교단의 재가출가 사무여한단·원평화 회원(이하 사무여한단)들이 소성리 평화기도회를 결의했다. 소성리는 불법사드기지 이전에 원불교 성주성지다.
 

 

평화기도회가 열린 5월 25일 화요일은 새벽 6시부터 또 다시 대규모 경찰병력이 소성리를 침범해 마을을 에워쌌다. 주민들은 항의했지만 수백 명의 경찰 병력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그리고 사드기지로 부식차량과 쓰레기차량, 인부차량 등이 들어갔다. 작전이 아닌 평소에도 드나들던 차량을 진입시키며 주민들을 진압하는 경찰들은 공무집행방해죄라고 방송했다.

매주 두 차례씩 이러한 상황을 마주해야 하는 소성리 주민들과 평화지킴이들의 공권력에 대한 배신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평화지킴이들은 앞으로 미군과 사드기지 차량의 통행을 확보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걱정했다. 소성리는 달마산을 품은 작은 마을이자 정산종사와 주산종사의 탄생지이다. 이곳에, 아니 이곳이 아닌 어디에도 전쟁 무기 사드를 들일 수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투쟁 목적이다.
 

 

점심 때가 되니 소성리 평화기도회에 참석하고자 모여드는 사무여한단에게 이대신 교도(단원)가 점심을 공양했다. 그리고 오후 1시반 성주성지 대각전 앞에 모인 사무여한단은 법복과 평화 부채, 사드반대 깃발을 들고 진밭 평화교당까지 묵언행진을 했다. 뒤따르던 소성리 어르신들이 “우리에게도 제복이 있다”며 하얀 법복을 입고 행진하는 교무들을 무척 반겼다.

진밭 평화교당에 도착한 사무여한단 앞에 김선명 교무는 “2016년 7월 13일 이후 우리는 평화를 유린당했다. 6년째 고통 받는 이곳 소성리, 김천 주민에게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오늘 우리는 세계 평화가 진실로 이 땅에서 시작되기를 염원한다”며 기도를 시작했다.
 

 

이날 함께한 90여 명의 사무여한단과 소성리, 김천 주민들은 기도에 일심을 모았다. 김 교무는 사무여한단을 대신해 이곳 소성리와 진밭을 지켜준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박수를 보냈다. 이들을 기억하는 것이 평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라 했다.

이어 이석주 소성리 이장은 “사드 기지가 들어선 자리가 진밭이다. 골프장(전 사드기지)이 생기면서 이 다리 하나만이라도 진밭이라는 이름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이름을 진밭교라 했다. 전쟁 무기 사드는 평화를 이길 수 없다. 소성리에 평화가 올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임순분 소성리 부녀회장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주민들의 웃음을 이 땅의 평화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도 설법은 상계교당 김성근 교무가 전했고, 이 자리에는 오정도 대구경북교구장 외에도 이선조 영광교구장·한은숙 전북교구장이 함께해 사무여한단을 격려했다. 사무여한단 서원문과 성주성지수호가를 합창한 참가자들은 사드기지 앞까지 또 다시 묵언 행진했다. 어느 누구도 서두르지 않고 앞 사람의 발걸음에 맞춰 앞으로 나아갔다.

신록으로 푸르른 달마산 길은 미군 사드기지 앞에서 막혔다. 그곳에서 다시 기도를 하고 성지수호가를 불렀다. 모처럼 소성리 어르신들의 마음이 활짝 열렸다. 주름진 그 미소에 하루 빨리 평화를 안겨줘야겠다.

 

 

6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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