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고은이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오줌이 마려워 화장실로 뛰어간다. 그런데 하필 아줌마가 청소를 하고 있다. 급하다는 말도 못하고 고은인 화장실을 나가 버린다. 고은인 오줌을 참기 위해 숫자를 세며 집으로 뛰어간다. 늘 오르던 육교 계단은 자꾸만 늘어나는 것 같고, 신호등의 빨간불은 100년이 넘도록 바뀌질 않는 것 같다. 어느덧 숫자는 700을 넘어가는데 하필 분식집 앞에서 우연히 만난 김수다의 폭풍 수다는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식은땀이 나고 머릿속이 새하얗게 될 무렵 놀이터 화장실이 생각나 달려가지만 잠겨 있다. 겨우 집에 도착했는데 그만 문 앞에서 오줌을 싸버렸다.
『어떡하지?』는 작가의 8살 체험담이라고 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미소가 지어진다. 여러분이 고은이의 엄마라면 어떻게 반응할까? “오줌이 마려우면 청소 아줌마에게 이야기를 해야지! 그냥 싸면 어떡해!”라고 다그치며 혼낼 것인가? 아니면 “얼마나 급했으면 바지에 오줌을 쌌어? 놀랐지? 얼른 들어가서 씻고 옷 갈아입자!”라고 할 것인가?
사실 실수하면 당사자가 제일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그런데도 실수한 사람과 마주하면 호의와 위로를 베풀기보단 비난하기가 쉽다. 실수했을 때 비난받고 야단맞으면 수치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실수할 때마다 수치심을 느낄 수 있고, 실수한 일을 감추기에 급급할 수도 있다.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한 사람을 대하는 자세는 나 자신이 충분히 선택할 수 있다. 그러니 실수와 마주할 때 혼내는 것보다 그것을 통해 소통과 문제해결 능력을 배우는 성장의 기회로 삼아보자.
또한 실수했다고 해서 내 존재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여전히 나로서 온전하다. 실수했을 때 그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경험 삼아 만회하거나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된다. 여러분은 실수하는 모습을 봤을 때 어떤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 차려보자. 결론이 궁금한가? 쉿! 고은이는 일부러 비를 맞고 엄마에게 오줌 싼 사실을 들키지 않았다!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