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산책] 결국은 마음 하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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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산책] 결국은 마음 하나 차이!
  • 김도연 교무
  • 승인 2022.08.02 20:38
  • 호수 12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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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산책 4
하지만하지만 할머니 / 글그림 사노 요코 / 옮긴이 정근 / 사파리/ 2002
하지만하지만 할머니 / 글그림 사노 요코 / 옮긴이 정근 / 사파리/ 2002

아주 건강한 98살 할머니는 씩씩한 5살 수컷 고양이와 살고 있다. 고양이는 날마다 고기를 잡으러 가면서 매번 할머니에게 같이 가자고 한다. 그때마다 할머니는 “하지만 나는 98살 늙은 할머니인걸”하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어디에도 나가려 하지 않는다. 99살 생일날 할머니는 생일 케이크를 만들면서 고양이에게 양초 99자루를 사 오라고 한다. 양초를 세지 않으면 생일 기분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만 고양이가 실수로 냇가에 양초를 빠뜨리는 바람에 양초가 5자루밖에 남지 않는다. 양초에 불을 붙이고 촛불을 세면서 할머니가 말한다. “촛불이 5개니까 난 이제 5살이 된 거야” 이제 할머니는 고양이가 고기를 잡으러 가자고 하면 “하지만 나는 5살인걸”하며 고기를 잡으러 간다. 5살이 된 할머니는 들판에 핀 꽃을 볼 때는 나비가 된 것 같고, 냇물을 훌쩍 뛰어넘을 때는 새가 된 것 같고, 냇물에 들어가 고기를 잡을 때는 물고기가 된 것 같다. 5살이 되니 고양이가 된 것만 같다. 고양이와 돌아오는 길에 할머니가 말한다. “내가 왜 이제야 5살이 되었나 모르겠구나. 내년 생일에도 초를 꼭 5개 사렴”

할머니가 “하지만 난 98살인걸” 할 때의 표정은 어쩐지 기운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하지만 난 5살인걸”하는 순간 표정에 생기가 확 돌면서 5살 고양이처럼 씩씩해진다. 물론 할머니의 몸이 5살로 변한 건 아니다. 그저 마음가짐이 달라졌을 뿐이다. 마음 하나 차이로 삶의 태도까지 바뀐 것이다.

할머니를 가로막았던 건 무엇일까? “하지만 늙은 할머니가 낚시하면 사람들이 웃을 거야”에서 알 수 있듯이 타인의 시선이다. 나를 어떻게 볼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나를 어떻게 말할지가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할머니는 건강하면서도 별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양초 5자루를 계기로 ‘아주 건강한’ 할머니는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게 지내면서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래서 좀 더 일찍 5살이 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다. 이제 할머니는 다시는 타인의 시선 속에 자신을 가두지 않는다.

혹시 우리는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서 “하지만 나는 ~인걸”하고 자신을 가두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자.

8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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