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9일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소추되었다. 그때 우리는 경향신문 1면에 십시일반 돈을 모아 광고를 냈었다. 경향신문 1면 기사와 절묘한 콜라보로 잊지 못할 장면으로 기억하고 있다.
2017년 3월 10일 대통령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전원일치로 인용되었다.
이즈음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서는 2월 28일 롯데 이사회에서 달마산 골프장을 국방부 땅과 맞바꾸기로 결의하였고 3월 1일 국방부와 롯데가 협약서에 서명한 날, 국방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헬기로 철조망을 실어나르더니, 하룻밤 새에 병력을 동원하여 골프장 주위에 철조망 울타리를 둘러쳐 버렸다. 그리고 진밭에서부터 경찰이 못 가게 막아섰다. ‘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게 생겼으니, 저들이 저렇게 안달이 나서 막무가내로 밀어붙였구나’ 무슨 일이 나겠다 싶어서 ‘원불교 구도길을 열라’고 요구하며 아무런 계획도 없이 3월 11일 무작정 진밭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새벽 찬 서리에 건강이 염려된다며 마을 할매들이 가져다주신 비닐을 뒤집어쓰니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1주일여 찬 서리를 맞으며 24시간 기도를 이어갔고, 3월 18일 전국에서 달려 온 1차 평화버스단 5천명이 ‘찬서리를 피할 수 있게 하자’며 세운 천막이 진밭평화교당이다. 그렇게 시작한 진밭평화교당이 2천일을 목전에 두고 있다.
어느 하루도 일이 없는 날이 없었다. ‘사무여한단’과 ‘원불교 평화행동’이라는 이름으로 연대의 틀을 만들어 내고, 그렇게 치열하게 쌓아온 부끄럽지 않은 평화순례의 여정이다.
언제까지…. 어떻게…. 사량과 계교는 스스로를 지치게 한다.
그저 ‘정의어든 죽기로써 실행하라’하신 소태산 여래의 말씀을 받들어 함께 손잡아 주며 그저 묵묵히 갈 뿐이다. 그 끝은 진리가 우리를 안내할 것이다.
허공에서 우리의 의지를 바람에 실어 외쳐준 진밭평화교당의 ‘사무여한’ 깃발이 헤지고 바래서 벌써 여러 번 새로 달았다. 세상의 평화를 위한 길 위에서의 우리 기도는 계속된다.
함께하는 동지와 도반들이 평화다!